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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일하기 싫은 그들...참을 수 없는 허무

by 나비현상 2008.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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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허무…일하기 싫은 그들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08.10.06 04:00 | 최종수정 2008.10.06 08:44

50대 여성, 대구지역 인기기사

 

[머니투데이 배현정기자][[머니위크 기획]직장인 사춘기 증후군]
'사표 쓰고 싶어!'
"때려 죽여도 일 하기 싫은 날이 한달에 보름은 넘는데, 이길이 내 길 맞을까? 혹시 이 업종과 나는 상극이 아닌지…. 안정적인 게 최고라지만 혹시 내가 이 직장, 이 책상머리에 붙박이장처럼 박혀서 몸만 늙은 채 �i겨나는 것은 아닐까? 이게 바로 '직딩 사춘기'일까?"

 

네이버에 올라온 어느 블로거(http://blog.naver.com/secret7875)의 고민 얘기다. 그의 심적 독백은 '바늘구멍 취업난'을 뚫고 회사에 들어와서도 쉽사리 안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요즘 직장인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

똑똑 낙엽지는 계절, 당신은 이런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지는 않은지?
온라인 취업업체 잡코리아와 직장인 지식포털 비즈몬이 최근 직장인 681명에게 물었더니 앞날에 대한 걱정과 직장에 대한 불만으로 슬럼프에 빠지는 이른바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이 84.9%나 됐다. 뿌리깊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직장인은 16.1%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서 등장한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이란 외환위기 이후 나타난 신조어.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으로 뚜렷한 이유 없이 직장 일에 불만을 갖는 증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싱숭생숭한 심리상태를 빗댄 용어로, 다른 말로 '일하기 싫어병'으로도 불린다.

실업자가 70만명이 넘는 시대에 배부른 소리라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증후군은 갈수록 맹위를 떨치고 있다. 과거에는 '서른살의 방황' 정도로 치부되던 것이 근래에는 20대에서 5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불문' 강한 전파력을 떨치고 있다.

 

◆불혹에도 찾아오는 '사춘기'의 그늘

때늦은 사춘기의 고민은 십대의 그것보다도 한층 깊다. 디자이너 정모(31)씨는 20대만 해도 '잘 나가던' 커리어우먼이었다. 하지만 2000년을 전후해 회사가 급격히 기울면서 그녀의 방황도 시작됐다. 회사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동료들이 하나 둘 잘려나갔고, 팀에는 이제 동료가 단 두명밖에 남지 않았다. 업무 부담은 천정을 뚫을 지경인데, 의욕은 바닥을 치는 상황.

게다가 내성적인 성격은 상황을 더욱 악화하는데 일조했다. 평소 조용한 성격에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자질구레한 일이 대개 그의 몫이 됐다. 정씨는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 같아 회사 생활이 점점 싫어진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양모(28) 대리는 지난 7월 연봉협상을 한 뒤 깊은 방황에 빠졌다. 경력과 업무 분야가 비슷한 동료에 비해 낮은 연봉을 조정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딱히 갈 곳도 없어 참아보자고 이를 악물지만, 문득문득 파고드는 억울한 마음에 일할 맛이 떨어진다. 회사에서 상사 눈을 피해 구직사이트를 들락거리는 것이 요즘 주요 일과가 돼 버렸다.

이처럼 상당수 직장인들이 사춘기 증후군을 겪는 것에 대해 김진세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은 "국내 취업 환경의 악화로 직장생활에 대해 심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업들이 수시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직장인들이 앞날을 걱정해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 더욱이 불만 가득한 상황에서도 재취업 여건이 어렵다보니 쉽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절망감만 곱씹게 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상당수 직장인이 회사에서 거리로 내몰렸던 외환위기 당시보다 지금의 스트레스가 한층 심각하다는 것. 외환위기 당시에는 국가의 문제로 받아들여진 반면 지금은 개개인의 문제로 취급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근래에는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인 50대 이상의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도 사춘기를 호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김진세 원장은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할아버지가 돼도 가장 역할(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예전 같으면 편히 쉬어야 할 나이에 또 다른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의 원인은 성별로도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여성 직장인은 '반복되는 업무로 인한 업무동기 감소'(64.6%)와 '과도한 업무량'(45.8%), '상사의 질책과 비하'(22.1%) 때문에 사춘기 증후군을 겪었다는 응답이 남성보다 높았다.

반면 남성 직장인은 '회사의 낮은 비전'(61.2%)이나 '잦은 야근'(30.8%)을 원인으로 꼽는 응답이 여성에 비해 두드러졌다.

증상도 다르다. 여성 직장인은 '업무 스트레스가 높아졌다'(74.2%)거나 '직장생활의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43.3%)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반면, 남성 직장인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했다'(80.2%)는 답이 많았다.

업무 동기와 의욕이 떨어지는 무기력증과 업무 스트레스 증가, 신경과민 등의 증상은 남녀 모두에게 고르게 나타났고, 심각하게는 인생의 회의를 느끼게 됐다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했다.

변지성 잡코리아 홍보팀 팀장은 "직장의 정년 연령이 낮아지고, 연봉제 등으로 사내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남성 뿐 아니라 여성 직장인이 겪는 스트레스도 매우 높아졌다"며 "특히 직장인 사춘기는 신입시절이나 3년차 등에만 주로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0년차, 15년차 이상에서도 겪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질풍노도의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

직장인으로서의 근원적 존재감을 묻는 것으로 시작되는 '직장인 사춘기'는 처우에 대한 불만과 앞날에 대한 걱정을 떠안고 사는 요즘 직장인들에게 '돌파구를 찾으라'는 숙제를 함께 던진다.

이에 대해 커리어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놓는 해결책은 그야말로 '모범답안'에 가깝다. 직장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불만 가득한 현실을 정면 돌파하라는 것.

박상언 부산 제대군인지원센터 취업상담팀 컨설턴트는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취약점을 찾아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후 자신에 대한 처우나 회사 관련 불만 사항을 개선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직이나 창업으로 길을 바꾸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더욱 신중하게 처신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박 컨설턴트는 "최소 6개월간은 현 직장에 머무르면서 새 직장이나 창업 방향을 결정한 뒤 사표를 던지라"고 충고했다.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기업가의 역할도 중요하다. 오수양 성공실현연구원 소장은 "직장인들 대부분이 직장생활에서 사춘기를 경험하고 있다면 그것은 직장인들 개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기업의 문제"라며 "기업가는 직원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희망이나 보장을 추정할 수 있는 선물을 직원들에게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하튼 전문가들은 '직장인 사춘기'는 혼란과 동시에 또 다른 도약의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사춘기'라는 표현이 여기서 중요한 암시를 준다. 인사관리업체 조인스HR의 가재산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사춘기라는 인생의 강을 어떻게 건너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인생은 180도 달라진다.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도 느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인만큼 괴로워만 말고, 한단계 직장 생활을 업그레이드하는 전환의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충고다.

"과연 질풍노도의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 그 노 젓는 방향에 따라, 미래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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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한 목표로 도피 아닌 도약의 기회 삼아야

요즘 심각하게 이직을 고민 중인 홍모(29)씨는 경력 관리 상담을 위해 헤드헌팅 전문업체를 찾았다. 홍씨가 자못 비장한 목소리로 경력 관리 컨설턴트에게 물었다.

“현재는 대기업에서 사보 제작과 관련한 업무를 맡고 있는데 마케팅 기획쪽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직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

그러나 한참 동안 홍씨의 말을 듣고 있던 경력 관리 컨설턴트에게서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죄송하지만 아직은 이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습니다. 일단 돌아가셔서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하신 후 그래도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내년에 다시 찾아와 주십시오.”
 

 

◆목표가 분명하면 길은 저절로 보인다.

“일이 편해지면 떠날 때가 온 것이다.” 국내 비즈니스 우먼 1세대로 유명한 조안 리가 한 말이라고 한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한 직장에서 안주하기 보다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 모험을 선택하곤 한다.

홍씨 역시 자신의 꿈을 위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한 뒤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홍보나 마케팅 관련 업무에서 전문성을 키우고자 했던 그는 대학시절 학보사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살려 사보 기자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관련 업무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뒤 마케팅 기획 부서로 천천히 능력을 쌓아 옮겨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3년 차로 접어든 지금 홍씨는 점점 더 자신의 꿈과 멀어져만 가는 것 같아 고민 중이다. 처음 입사부터 지금까지 사보제작과 관련된 일만 맡아 왔던 홍씨에게 이직 외에는 현재의 회사 내에서 마케팅 기획 부서로 옮길 수 있는 기회조차 요원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컨설턴트와의 첫 상담에서 그가 들은 답이 “아직 준비가 덜 됐습니다”라니. 홍씨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은수 커리어케어 기획팀 컨설턴트는 “이직의 목표가 분명하다면 이를 위한 준비 과정 역시 저절로 보이게 마련”이라고 못 박는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직장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과정을 겪는다. 그럴 때면 막연하게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생활을 꿈꾸곤 한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섣불리 이직을 결정했다가는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 컨설턴트는 “만약에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왜’ ‘무엇을 위해’ 이직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그 목표부터 정확하게 점검을 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컨설턴트에게 마케팅 기획 쪽에서 일을 하고 싶어 이직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막연하다. 왜 그 일을 하고자 하는지, 구체적으로 마케팅기획 분야에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실제로 이직을 했을 때 자신이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등등 다양한 각도에서 다시 질문을 던져 본다면 홍씨는 여전히 같은 답을 할 수 있을까.

홍씨는 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우선 메모장에 자신의 현재 상황부터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생각이 막힐 땐 접어두었다가 한참 뒤에 펴보아도 구체적인 계획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막연하게 머릿속으로만 구상을 할 때보다는 직접적인 단어로 옮겨놓고 보니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첫장에는 우선 지금 직장에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개선하길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써내려가다 보니 그의 상황이 보다 객관적으로 보이는 듯 했다. 그 다음 장에는 그의 미래 모습에 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다만 홍씨는 컨설턴트가 제시한 항목에 따라 구체적으로 그의 꿈을 다듬어 나갔다. 이 꿈을 위해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지금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부족함을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저절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지금 당장의 고민 해결에만 목매지 마라

이직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 이루어졌다면 그 다음에는 이직하고자 하는 업무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땐 이직하고자 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 이들과 직접 만나 가능한 세세한 내용들을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오은주 컨설턴트는 “대부분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들은 옮겨 갈 회사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낭패를 보기 쉽다”며 이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씨 역시 자신이 원하는 업무와 현재 맡고 있는 업무가 다르다는 것이 현재 드러난 갈등 요인이다. 그렇다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새로운 직장에서 그가 원하는 마케팅 기획업무를 맡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이 조건만 충족된다면 ‘일단 옮기고 보자’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오 컨설턴트는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들 대부분은 현재의 직장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새 직장에서도 그 문제만을 탈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럴 경우 대부분은 현재 당면한 고민에만 골몰한 나머지 기본적인 상황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경우 지금 당장 고민은 해결할지언정 새 직장에서 새로운 고민으로 인해 또 다시 이직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전체 시장 상황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옮기고자 하는 직장의 처우에서부터 사내 분위기까지 꼼꼼하게 체크를 해 봐야 하는 이유다.

◆자신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돌아봐야

오 컨설턴트는 이어 “신중하게 이직을 최종 결정했다면 새로운 직장에 잘 적응하기 위해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과정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현재 직장에서 갈등을 제공하는 사람이 자신일 경우라면 새로운 직장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소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공격적인 말투가 오해를 불러일으켜 직장 상사와 갈등을 일으킨 뒤 이직을 결심한 경우라면 자신의 말투부터 고치려는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

오 컨설턴트는 "직장 내 갈등의 원인 제공자가 이직을 결정한 당사자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하지만 대부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력직 이직일 경우 자신의 경력만을 믿은 채 기존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아랫사원을 존중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 직장마다 업무 스타일이나 방식이 다를 수 있음에도 경력만을 내세워 아랫사람을 억누르려 들다가는 오히려 자신의 평판만 깎아 먹을 수도 있다는 경고다.

오 컨설턴트는 “지금 당장 직장 생활이 힘들다고 해서 그 문제에만 목맨 채 섣불리 이직을 결정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직을 결정하는 것부터 새 직장에 적응하는 것까지 모든 단계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밟아나간다면 직장인들에게 이직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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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직에 목숨 걸지 말고 부서를 옮겨라
[머니위크 기획]직장인 사춘기 증후군/ 권태기 극복

권태기 씨는 대학 때부터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와 올해로 연애 5년째를 맞는 오래된 커플이다. 처음엔 모든 게 좋기만 했던 여자친구인데 이제는 하나 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권씨는 이 상태로 여자친구와 계속 만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에 대해 그만큼 많이 알게 됐기에 결심이 쉽지는 않다. 그 시기를 잘 넘기고 나면 오히려 더욱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주변 어른들의 조언도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일도 연애와 비슷하다고 한다. 힘들게 합격한 직장에 첫 출근 하는 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햇수가 한해 두해 늘어가고 업무에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슬그머니 딴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지금의 직장이 숨겨진 내 능력을 발휘하기엔 모자란 것만 같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하고,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도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권태기가 시작된 것이다.

 

◆사내 직무전환으로 슬럼프 극복

대기업 영업부에 일하는 김모(43)씨는 11년차 베테랑 영업사원이다. 영업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 그는 비교적 빨리 과장, 부장직을 달고 영업 관리직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사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기만 하는 ‘영업의 달인’ 김씨에게도 남모르는 고민이 있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같은 부서에서만 일해 온 탓에 전문성은 기를 수 있었지만, 매일같이 반복되는 업무에 싫증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으레 그렇듯 김씨 역시 처음에는 이직을 염두에 두었다. 하지만 자신을 인정해 주던 회사를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금 처음부터 적응을 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결심이 쉽지 않았다. 경력 10년을 넘어서니 이직을 하기에는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김씨는 헤드헌터와 상담 후 이직보다는 직장 내 직무전환을 통해 업무에 변화를 주는 전략을 택했다. 영업 부서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경력을 살려 그가 새로 맡게 된 업무는 신입사원의 영업 교육. 김씨는 자신의 전문 능력을 살리면서도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맡게 된 업무에 상당한 만족감을 보였다.

헤드헌팅 전문업체 엔터웨이파트너스의 민지영 경영기획팀 컨설턴트는 “실제로 직장인들 중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김 과장의 사례를 소개했다. 10년차 이상의 시니어급 직장인이나 3년차 미만의 신입 사원의 경우 이직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전체적인 경력 관리 차원에서 봤을 때도 이직보다는 직장 내에서의 직무전환이 더욱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헤드헌팅 전문업체 커리어넷의 김기태 대표 역시 “직장 생활 중 회의감을 들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분석 한 후 직장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섣불리 이직을 택하는 것 보다는 한 직장에서 꾸준하게 경력을 쌓아나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좋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직장 생활 중 자신의 관심 분야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직장생활 3년차로 보험 회사에 근무하는 양모(38)씨는 영업팀에서 처음 업무를 시작했지만 워낙 숫기가 없는 그에게 회사생활은 처음부터 만만치 않았다.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하고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던 양씨는 평소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대학 시절 마케팅 동아리 관련 활동 등을 은근슬쩍 내비치곤 했다. 영업부서가 자신과 맞지 않아 힘들다는 내용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다만,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평소 꿈이 마케팅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양씨는 올해 초 함께 일하던 영업 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마케팅 팀으로 부서를 옮긴 후 최근 들어 다시 회사생활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직장 동료와의 좋은 관계 유지가 최선

IT 벤처회사에서 일하는 장모(27)씨는 지난해 선배와의 갈등 때문에 심각하게 이직을 고려했다. 자신이 하는 일마다 꼬투리를 잡는 선배의 눈치가 보여 업무 효율성 또한 자꾸만 떨어져갔다. 선배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탁 막히는 것 같은 우울증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제 막 입사한 지 1년이 곧 지난 시점이라 이직을 생각하기에는 그 시기가 적당하지 않았다. 장씨는 굳은 마음을 먹고 선배의 장점을 찾아내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없는 장점도 만들어내서 선배에게 억지로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억지로 하려해도 잘 나오지 않던 칭찬이 몇 달이 지나자 자연스러워지기 시작하더니 선배와의 관계도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다. 회사 MT를 통해 술을 마시며 서로의 속 얘기를 털어놓은 장씨는 지금 그 선배와 가장 절친한 사이가 됐다.

윌리엄석세스트레이닝 인간관계연구소의 윌리엄 장 대표는 “특히 최근에는 직장인들의 평판이 경력 관리에서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해서도 인간관계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슬럼프의 원인이 동료들과의 갈등 관계일 때 외에도 직장 동료와의 좋은 관계가 슬럼프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6년차 직장인 문모(29) 씨는 직장생활 2년을 넘어설 때쯤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업무량도 많았지만 워낙 대규모의 물품을 다루는 탓에 항상 과도한 긴장상태로 지내다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그때 문씨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이는 다름 아닌 그의 직장 선배들이었다.

날이 갈수록 어깨가 축 쳐지는 문씨를 본 선배들은 그를 걱정하며 기꺼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문씨에게 힘이 된 것은 선배들 역시 그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는 예전의 경험담이었다. 누구나 다 한번쯤은 겪는 과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런 문씨에게 취미 생활을 찾아 볼 것을 권한 것도 선배들이었다. 문씨는 고등학교때부터 배우고 싶었던 오보에를 시작했다. 물론 바쁜 직장 생활 중 짬을 내서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게 쉽지는 않았다. 문씨는 “오보에 때문에 안그래도 바쁜 일상이 더 바빠졌다”고 장난스레 울상을 지으면서도 “그래도 그 시간만큼은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 다른 일에 몰두할 수 있으니 확실히 업무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헤드헌팅 업체 커리어케어의 오은주 기획팀 커리어 컨설턴트는 “문씨처럼 지금 당장의 고민과 잠시 떨어져 있다보면 자연스럽게 해결책을 찾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충고한다. 지금 당장은 고민 자체가 너무 무겁고 크게 다가오기 때문에 자꾸만 그 고민을 곱씹다 보면 스스로의 생각에 매몰돼 큰 밑그림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오 컨설턴트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장기휴가를 받아 여행을 떠나 한발짝 떨어져 자신을 돌아본다던가 혹은 취미 생활을 통해 압박감이 심한 업무에서 벗어나 숨통을 트여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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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 10명중 9명 "제2의 인생 준비"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온라인채용업체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남녀 직장인 530명을 대상으로 '제2의 인생 준비'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1.5%가 제2의 인생 설계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준비하고 있는 분야(복수응답)를 보면 '외국어와 직무 분야에서 자기계발을 한다'는 응답이 54.4%로 가장 높았다. 재테크(53%), 취미와 특기개발(32.4%), 이직(20.6%), 창업(13.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대의 경우 자기계발이 64.7%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30대와 40대 이상은 경제력 향상을 위해 재테크를 준비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각각 65.2%, 53.5%로 가장 많았다.

또한 '제2의 인생이 언제쯤 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41~45세가 28.9%로 가장 높았고, 36~40세(24.3%), 31~35세(19.2%), 51~55세(10.9%) 등의 순이었다.

'제2의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는 여행과 창업이라고 답한 응답이 각각 37.5%와 37.2%로 많았다. '제2의 인생준비를 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9.7%가 자금부족을 꼽아 1위를 차지했다.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최근 직장인들의 체감 정년이 점차 낮아지면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제2의 인생을 위해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으며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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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이미지 '화술'에 달려‥매너·표정도 중요

직장인들이 상대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로 화술을 꼽았다. 또 매너와 표정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직장인 1652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에서 이미지를 좌우하는 요소'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화술'이 35.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매너' 30.6%, '표정(인상)' 16.5%, '자세' 6.8%, '옷차림'은 5.7% 등의 순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미지메이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는 93.9%가 '그렇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미지메이킹'이 필요한 이유(복수응답)로는 31.2%가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를 꼽았다. '자아 만족감이나 용기를 얻고 싶어서'는 30.9%, '업무 특성상 이미지메이킹이 필요해서' 26.2%, '승진을 위해' 11.5%, '이직을 하기 위해서'는 7.4%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미지메이킹을 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는 59.8%가 '있다'고 답했으며, 79.2%가 '이미지메이킹 후 직장 생활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미지메이킹 후 직장생활의 변화(복수응답)로는 '적극적으로 변했다(65.9%)'와 '대인관계가 넓어졌다(64.0%)'를 꼽은 답이 가장 많았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그에 맞는 적절한 이미지와 자세가 갖춰지지 않으면 자신의 실제능력보다 낮게 평가 받을 수 있다”며 “이미지메이킹을 하려면 자신만의 강점을 준비하고 이미지나 인상의 변화를 위한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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