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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서울버스, 바둑알로 요금 빼돌려- 동영상 뉴스

by 나비현상 2007.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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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서울시내 버스를 타다가 혹시 운전석 옆에 바둑알이 놓여 있는 것 보신 적 있습니까?

좀 의아해하셨을 텐데.

이지성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앵커: 이지성 기자, 바둑알 대체 어디에 쓰이는 건가요?

● 기자: 버스운전석 옆에 놓인 바둑알이 버스회사가 버스요금을 빼돌리는 데 쓰이고 있었습니다.

● 앵커: 바둑알과 요금횡령, 쉽게 연결이 안 되는 것 같은데 어떤 건가요?

둘 사이에 조금 복잡한 관계가 있는데요.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3년 전 서울시는 시내버스에 환승할인제를 도입하면서 버스회사의 운영비와 기사임금을 모두 보전해 주고 그 대가로 버스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자동으로 서울시 전산시스템에 연결되지만 현금을 낼 때는 기사가 기계버튼을 눌러서 직접 입력해야 됩니다.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그만큼의 현금수익이 전산에 기록되지 않아서 그 돈을 버스회사가 빼돌려도 서울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직접 버스를 타봤습니다.

실제로 승객이 현금을 냈는데도 운전기사가 버튼을 누르지 않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다음 승객도 그 다음 승객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 앵커: 결국 버튼을 누르는 게 문제인데 그런데 이 버튼 누르는 거하고 바둑알고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겁니까?

● 기자: 단순히 현금승차 몇 번을 버튼누르지 않았다고 문제라면 바둑알은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이들은 좀더 지능적인 방법으로 바둑알을 이용했습니다.

이들은 어른이 승차를 해도 어린이버튼을 눌러서 차액을 챙기는 수법을 쓰고 있었습니다.

● 기자: 이렇다 보니까 기사들은 각각 몇 명씩 입력했는지 헷갈릴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바둑알이 쓰이고 있었습니다.

어른은 검은돌, 어린이는 흰돌.

이렇게 모여진 바둑알 수를 토대로 집계를 낸 다음에 딱 그만큼만 계산해서 서울시에 주고 나머지는 버스회사가 가로챌 수 있는 겁니다.

서울의 한 시내버스입니다.

승객이 버스에 올라타서 요금통에 현금을 넣습니다.

그리고 운전기사는 바둑알 하나를 옆으로 옮겨 놓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기계버튼을 한번 꾹 누릅니다.

역시 또 다른 버스에서도 승객이 현금승차를 하고 나서 기사가 버튼을 누르고 또 바둑알을 옮깁니다.

● 앵커: 그럼 현금을 빼돌리는 횟수만큼 바둑알을 옮기는 거군요.

그럼 이런 방법을 계속하고 있다면 어떻게, 단속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건가요?

● 기자: 관리감독을 서울시에서 하고 있는데요.

제가 실제로 어제 새벽에 서울시 담당자와 함께 버스회사 한 곳을 기습적으로 방문해 봤습니다.

● 기자: 하루 동안 걷힌 요금통들이 줄지어 있고 여기에 종이가 한 장씩 꽂혀 있습니다.

종이에는 숫자를 세는 바를 정자이 가지런히 적혀 있었습니다.

● 기자: 운전기사가 버튼을 누른 만큼의 돈과 요금통 안에 실제 걷힌 요금이 같은지 확인해 봤더니 요금통 1개당 1만원 정도 더 나왔습니다.

버스 20대를 운행하는 이 노선 하나에서만 1년에 6000만원 정도의 요금이 빼돌려진다는 것입니다.

● 기자: 이렇게 회사가 조직적으로 요금을 빼돌려도 기사들은 혹시 자신이 해고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버스회사들이 빼돌린 요금만큼 시민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의 양이 늘어난다는 건데요.

지난해 서울시 버스운영적자는 무려 2000억원에 달했습니다.

그런 만큼 서울시도 자동으로 현금을 집계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앵커: 다른 업체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겠네요.

이지선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기자: 감사합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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