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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국내의 ‘부(富)’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by 나비현상 2007.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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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부(富)’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땅값과 임금이 천정부지로 오름에 따라 우리 경제를 떠받드는 기초 산업의 역할을 하는 제조업체가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면서 제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해 사실상 감소했다. ‘제조업 공동화현상’은 깊어지고 있다.해외동포들이 2004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빼내간 재산도 총 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깊어지는 제조업 공동화현상=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1.6%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은 2.1%였다. 사실상 설비투자가 줄어든 셈이다.

제조업 설비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계·전기전자 부문의 지난해 투자는 22조5575억원으로 2005년보다 3.2%나 감소했다. 한은은 이들 분야에서의 투자 감소가 전체 제조업투자 감소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2005년에 LCD 부문의 대규모 생산 공장증설이 일단락되면서 국내 산업의 전기전자 부문 투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가와 임금이 오르면서 국내에서 제조업을 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일부 고부가가치 산업을 제외하고는 이제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를 맞고 있다”며 “제조업의 해외 이전과 투자부진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은 현금을 보유하고도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 일마저 벌어지고 있다.

반면 서비스업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17.3%로 전체 산업의 설비투자를 주도했다. 이 같은 높은 증가세는 새 1만원과 5000원 지폐용 현금자동화기기 교체에 따른 특수와 3세대 이동통신와이브로 등 신규 통신서비스의 확충에 따른 것이다. 제조업 설비투자는 부진하고 서비스업은 반짝 활기를 띠는 것이다. 설비투자액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56.1%에서 2006년 53.0%로 떨어졌다.

◆재산 빼내가는 해외동포=해외동포의 국내 재산 반출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03년 9억6000만달러, 2004년 13억4000만달러, 2005년 17억5000만달러, 2006년 25억7000만달러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이미 1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참여정부 들어 4년6개월 동안 해외동포들이 국내 재산을 처분해 해외로 빼내간 돈은 78억4000만달러(연평균 환율 적용 시 약 8조63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자본거래를 통해 들어온 순외화 유입액의 14%에 달하는 금액이다.

해외교포들이 대거 국내 자산을 처분하는 현상은 2003년부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원·달러 환율마저 하락해 원화가치가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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