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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LA갈비+부산물' 패키지가 대부분

by 나비현상 2008.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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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새 수입조건이 고시와 함께 발효되면 주로 '갈비'와 사골.꼬리.내장 등 '부산물' 위주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전망이다.

그러나 수입업자들이 악화된 여론 때문에 판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초기에는 우선 소규모 식당 등에 제한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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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없는 1만2천여t, 샘플 등 먼저 들어와

12일 농수산식품부와 육류수입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한미 협상이 타결돼 같은달 22일 입법예고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는 13일까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15일 확정 고시될 예정이다.

야당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통해 고시를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정부는 일단 입법예고 과정에서 수렴된 반대 의견이 합의 내용을 뒤집을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예정대로 고시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새 수입조건이 발효되면, 등뼈 발견으로 지난해 10월 5일자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이 7개월여만에 재개된다.

실제 검역 작업도 고시와 함께 곧바로 시작된다. 지난해 검역 중단으로 발이 묶인 5천300여t의 미국산 쇠고기가 현재 컨테이너야드(CY) 등에 쌓인 채 유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시 미국에서 한국행 수출 검역까지 마쳤으나 검역 및 선적 중단 이후 지금까지 롱비치항구 창고 등에 대기하고 있는 약 7천t 역시 고시 공포와 함께 선적 중단 조치가 풀리면 지체없이 한국으로 출발한다. 보통 15일 정도인 선박 운송 기간을 감안하면 이달말 또는 다음달초 한국에 도착할 수 있다.

이 대기 물량은 모두 뼈가 없는 쇠고기다. 기존의 '30개월미만, 살코기만'이라는 위생조건에 따라 지난해 미국측 수출 검역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및 미국내 창고에서 대기 중이던 1만2천여t과, 항공기편으로 국내 마케팅 목적으로 공수되는 수t 규모의 샘플용 미국산 쇠고기가 이달 중순 이후 보름여동안 우선 검역을 거쳐 시중에 풀릴 예정이다.

◇ 美, 이윤 큰 꼬리.내장 등 갈비에 끼워팔기

국내 육류수입업체들은 대부분 지난주 미국 주요 메이저 육류업체들과 새 수입조건을 적용한 수입 계약을 마무리했다.

기존 '30개월미만, 살코기만' 수입조건 아래 한국으로 수출했던 미국내 31개 작업장은 새 수입조건 발효와 동시에 자동적으로 수출 자격을 갖추는 만큼, 우리나라가 새 수입조건 고시와 동시에 최초 적용 기준 도축일자만 알려주면 그 이후 도축된 소에서 LA갈비 등을 한국 수출용으로 가공해 배에 싣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업계는 소량의 '맛보기'용은 고시 이후 1주일안에, 배로 들어오는 대규모 본격 수입 물량은 늦어도 다음달 중순께면 속속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입되는 부위는 국내 수요가 많고 미국내 산지가격이 한우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갈비가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나머지는 식습관 차이로 미국인은 거의 찾지 않지만 한국내 수요가 많은 사골.꼬리.우족.내장 등 부산물로 채워진다.

육류수입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7~8일 사이에 카길.스위프트.타이슨.내쇼날 등 메이저 업체들과 우리 1차 수입자들 사이의 계약이 끝났다"며 "역시 주로 수입되는 부위는 갈비며, 계약에 따라 사골.꼬리.우족.내장 등의 부산물이 갈비와 함께 '패키지'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미국 수출업체들은 미국내에서는 수요가 거의 없어 큰 이윤이 보장되는 부산물의 한국 수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보통 부산물을 갈비와 함께 묶어 '갈비 7, 부산물 3' 정도로 끼워팔기를 원하고, 대부분 이런 방식의 계약이 체결된다"고 전했다.

◇ 수입업체 여론 추이에 '촉각'

그러나 국내 수입업체들은 현재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따른 '특수' 기대는 커녕, 악화된 여론 때문에 판로 확보마저 어려운 처지다.

할인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눈치를 보느라 선뜻 미국산 쇠고기 취급에 나서기 힘든 상황인데다, 대형 식당들도 최근 정부가 강하게 펼치는 원산지표시 특별 단속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이 재개돼도 당장은 대형 할인마트, 백화점 등으로의 공급은 엄두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도매상을 거쳐 소형 식당에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입업체들도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알리고 소비자들로터 신뢰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

20개 육류수입업체는 지난 4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지난 18일 연령제한 없이 뼈있는 쇠고기도 수입하기로 한.미간 협상이 타결됐으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점을 감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희 업체들은 미국인들이 가정.식당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질 좋은 높은 등급의 쇠고기를 수입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성명에 참여한 한 업체 대표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30개월이상 쇠고기의 경우 품질이 낮아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굳이 이런 쇠고기를 국내 업체들이 수입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회사의 경우 내부적으로 이미 30개월이상 쇠고기는 들여오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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