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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사랑과진실 및

내 남편, 내 아내에게도 일어나는 일… 외도, 그 치명적인 흔들림

by 나비현상 2008.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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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는 이제 TV 드라마의 가장 흔한 소재가 됐다는 사실조차 식상할 만큼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간관계다. 그렇다고 해서 그래도 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단지 우리는 외도의 유혹에 쉽게 노출돼 있고, 그 마수에 걸려들지 않는 게 쉽지 않으니 늘 긴장하고, 현명한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주 한가한 날 야심한 시간에 아내가 남편에게 말을 걸어온다. “내가 바람피우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거야?” 어투는 분명 농담조인데 내용이 만만치 않다.


남편 입장에서는 을 잘 선택해야 한다. “바로 그 자리에서 이혼이야. 어디서 감히…” 이렇게 대답하면 쉽게 넘어갈 수 있지만, 타고나길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라 “누가 너를 거들떠보기나 하냐? 바람을 피우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셔”라고 대답한다면 그 시간부터 밤새도록 바가지를 긁혀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이런 질문은 남편이 어떻게 대답하더라도 아내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그래서 두뇌 회전이 빠른 남편들은 ‘되묻는’ 권법을 구사한다. 이를테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지?” 같은 것. 이런 대답에는 아내가 대뜸 호기심이 발동해서 “그럼 바람을 피워도 된다는 거야?”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거야?” 등의 질문을 마구 토해낸다. 남편의 대답은 명쾌하다. “유명 연예인이나 재벌이면 되고, 슈퍼 장씨 아저씨는 안 돼.”

말하자면, 당신은 바람을 피우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인데, 아내는 무슨 자격증이라도 딴 듯 즐거워한다. 뭐지 그 즐거움은? 설마 정말로 바람을 피우겠다는 뜻은 아니겠지?

외도 앞에 강자 없다

외도(外道). 부부 사이에서 제일 경험하기 싫은 상황 중 하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자주 발생한다. 그 주인공이 아주 먼 친척 이야기였다가, ‘옆집 남편’이나 ‘친한 언니의 남편’으로 다가오면 자신도 모르게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 쓸데없는 걱정도 생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아내들은 남편을 떠보는 것으로 단서를 잡아내거나 예방주사를 놓지만, 남편들은 자존심 때문인지 질문은 건네지 않고 상상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남편들의 상상은 대체로 이런 과정으로 전개된다.

‘내 아내가 바람을 피울 만큼 대범한 구석이 있는가? 에이, 그렇지 않지. 아니, 아니야.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솔직히 사랑의 감정이라는 게 순식간에 번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아내가 정말로 바람을 피우고, 내가 그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정말 너 죽고 나 죽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증거자료를 면밀히 만들어서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가?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미리 걱정할 만큼 준비가 철저한 사람이었나?’


 
말하자면, 남편들의 상상은 구체적이지도 못하고 단순하며 깊이도 앝다. 아내의 외도를 상상하는 일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봐도 배우자의 외도를 경험했을 때 받는 스트레스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심하다.

‘진화의 외도’(마티아스 글라우브레히트)라는 책을 보면, 남편의 외도를 감지한 순간 아내에게는 생물학적 변화가 크지 않은 반면, 아내의 외도를 감지한 순간 남편은 정자 배출 수가 놀라올 정도로 급증한다고 적혀 있다. 후손 증식에 대한 위험요인을 동물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배우자를 잃었다는 것은 종족번식의 대상을 잃어버렸다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라지만, 남성들은 여전히 ‘내 여자’라는 소유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남편이 바람을 피웠건, 아내가 바람을 피웠건 간에 외도의 결말은 상상하는 것조차 괴로울 만큼 처참하다.
 

독자엽서로 보내온 김연수(가명·45세 여성) 씨의 사연이다.


이태원에서 장사로 성공한 남편은 제가 지병으로 요양차 친정에 가 있는 사이에 바람을 피웠습니다. 정황을 보니 작정하고 바람을 피운 건 아닌 것 같아요. 단골손님이었는데, 손님이 별로 없는 시간에 찾아와서 술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밤에 몇 번 만나다 보니 그만 외도로 이어졌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여자의 태도는 그게 아니더군요. 남편 가게가 꽤나 잘되니까 다른 생각을 한 모양이에요. 아예 안방마님으로 행세하기 시작한 것이죠. 남편의 외도와 내연녀의 태도에 큰 상처를 받아서 이혼을 요구했고, 20년 가까이 유지해온 결혼생활은 그렇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남편이 내연녀와 잘되지도 못했어요.

남편이 이 일 때문에 장사를 제대로 못해서 가게는 문을 닫았고, 내연녀는 돈만 챙겨서 다른 남자를 찾아 떠났죠. 알고 보니 꽃뱀으로 소문난 사람이더라고요. 남편은 몇 년째 용서를 구하고 있지만, 아직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습니다.


남자들은 유혹에 많이 약하다. 아내가 집에서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지 않는 한, 외도를 해도 들킬 만한 여건이 없다고 판단되면, 집요한 유혹에 넘어가는 남자들이 적지 않다. 아내만 속이고 넘어가면 될 것이다, 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보아온 수많은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발각이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고, 그 경우에는 치명적인 상황과 직면해야 한다.

반면 여성은 외도 유혹에 강한 편이다. TV 드라마를 통해 간접 경험을 수없이 많이 했고, 외도를 로맨스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섹스만 생각하고 덤비는 남자에게 쉽게 몸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여성마저 유혹에 약했다면, 이 사회는 지금보다 몇 배는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을 것이다.


외도와 맞먹는 달콤한 상상

외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잠시 동안 다른 이성에 한눈파는 정도의 상황은 종종 일어나는 편이다. 여성들은 주로 영화나 TV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을 보면서 행복한 상상을 하지만, 남자들은 아주 우연히 마주치는 대상에게 관심을 보인다.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기다리는 머리 긴 대학생, 다리가 유난히 긴 옷가게 매니저, 그리고 짧은치마에 부드러운 유니폼을 입은 치과의사나 간호사를 보면서도 야릇한 상상을 하곤 한다.


아래는 분당에 사는 최승민(가명·37세 남성) 씨의 고백이다.

집 근처에 소아과가 두 곳 있다. 이 정도 숫자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2천 세대가 넘는 단지 규모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래서 예약을 하지 않고  가는 경우 적어도 한 시간, 길면 한 시간 반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애초에 차를 몰고 다른 동네로 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얼마 전 폐렴 증세가 있는 여섯 살짜리 딸아이를 데리고 소아과로 향하면서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미리 주눅이 들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어차피 감기와 관련된 병이라면 이비인후과를 가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 것이다.

동네에는 이비인후과가 한 곳 있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그곳은 안 돼”라고 단호하게 거부표시를 밝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니 왜?” 이유를 되물었더니, “거기는 청결하지 않다고 소문이 났어. 그리고 아이는 소아과로 데리고 가야지. 무슨 이비인후과야? 안 돼”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아내의 단호함에 더 이상 토를 달지 못하고 소아과에 들어섰는데, 이날은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을 만큼 환자가 많았다. 폐렴이 유행이어서 웬만한 아이들은 죄다 기침을 하는 시기였다.

아무리 소아과가 좋아도 그렇지 어떻게 어린 아이를 데리고 두 시간이나 병원에서 버틸 수 있겠는가? 결혼 이후 처음으로 아내의 말을 거역하며 금지구역처럼 돼 있는 그 이비인후과에 발을 들여놓았다. 꼭 초등학교 시절 엄마 몰래 전자오락실에 들어서는 기분으로.

그런데 아내의 설명과 달리 그 이비인후과는 무척 쾌적했다. 밝고 환한 조명에다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웠다. 수십 마리 물고기가 춤을 추는 수족관은 언뜻 보아도 고가임이 분명했고, 구석구석 설치된 백열등은 고급스런 제과점을 연상케 했다.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데 아내는 왜 그런 소리를 했지…’하며 주위를 쭉 훑어보는데,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이 이비인후과의 특징은 손님들이 모두 성인 남성이라는 점이었다. 아저씨들이 많아서 아이를 데려가지 말라고 그랬나? 싶기도 했는데, 가만히 보니 아이와 동행한 남성들도 적지 않았다. 실력이 떨어지나? 근본적인 의심을 해보지만, 진료를 받아보니 다른 곳보다 못할 것도 없었다.

더군다나 벽에 붙어 있는, 이곳 의사가 유명 연예인들을 진료하면서 찍은 10장 넘는 사진들은 ‘연예인도 믿고 찾는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아내의 ‘반대 의사’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의문점은 간호사들을 차례로 접하면서 이내 풀리게 되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세 명의 간호사들은 모두 굉장히 젊고, 객관적으로 예쁘며, 상냥하고 일도 잘했다. 무엇보다도 유니폼이 굉장히 섹시했다.

세상에 이런 병원이 있었다니…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렇지만, 그동안 아내에게 속고 살아왔다는 생각에 울화가 치밀었다. 물론 이곳을 너무 자주 가면 부부싸움의 불씨를 만드는 셈이니, 조절을 잘해서 다녀야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외도는 여기까지다. 혹시 그 간호사 중 한 명과 염문이 생긴다거나 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선량한 남자들에게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감당하기 힘들뿐더러 굉장히 즐거운 놀이 하나가 줄어들 뿐이다. 정말 너무 좋아서 가정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사랑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눈이 즐거운 것에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외도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고등학교 동창이나 대학 동창과 만나면 공유하는 추억이 많아서 할 이야기도 많지만,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업무 이야기를 빼놓으면 야구나 축구 이야기가 많다. 그러다 술자리가 무르익으면 주제는 자연스럽게 ‘외도’로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마흔 살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애인이 따로 있거나, 외도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다. 정말 그렇게들 많이 외도를 하는 것인가?


사업을 하는 장혜수(가명·38세 남자) 씨와 두 달 전 술자리에서 나눈 대화다.

“혹시 애인 있어?”
“아직(‘없어’가 아니라)… 시간이 안 나서(‘돈이 없어서’라고는 잘 말하지 않는다).”
“나는 두 명 있는데, 하나는 카페 사장이고, 나머지 하나는 룸살롱에서 만난 아이지. 카페 사장은 나에게 잘해주고 말이 잘 통해. 룸살롱 아이는 징그럽게 말을 안 듣지. 그래도 좋아.”
“만날 때마다 잠자리 해?”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는데, 지금은 맛있는 거 먹으면서 대화하는 시간이 더 많아. 카페 주인은 그야말로 여자친구처럼 지내지.”
“아내에게 들킬까봐 조마조마하지 않나?”
“들키긴 왜 들켜? 회사 동료들과 술 한잔 마시고 들어가는 줄 아는데. 절대 알 수 없지.”

관리의 시대여서 그런가? 요즘에는 외도를 해도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바람을 피워서 얄밉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이처럼 외도를 세련되게 잘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애인 하나 없는 게 무슨 하자나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다 아내와 말이 통하지 않아 부부싸움이라도 하고 나면 ‘나도 애인 하나 만들어 볼까?’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용인 수지에 사는 최진철(가명·39세 남자) 씨의 고백이다.

외도를 밥먹듯 하는 친구와 강남에서도 부킹이 제일 잘된다는 성인 전용 나이트에 가봤다. 맹세코 처음 가보는 것이었다. 놀라운 건 1980년대에 내가 좋아했던 가수들이 죄다 이곳 무대에 서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니 저분은 미국에 있다더니 이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네’, ‘아니 저 가수는 향정신성의약품 복용으로 구속됐었는데, 풀려났구나’ 아무튼 반가웠다.

양주 한 병 시키고, 담당 웨이터에게 “신경 좀 쓰라”며 10만원권 수표 두 장을 찔러주었는데, 정말 10분이 멀다 하고 뭇여성들을 계속 실어 날라주는 게 아닌가? 그것 참. 그러다 내 친구는 한 여성과 어딘가로 사라졌고, 나도 내 또래로 보이는 여성과 밖으로 나왔다. 나오긴 했는데, 도둑질도 해야 는다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모텔로 데리고 갈 용기가 나질 않았다. 고작 주변에 있는 조용한 호프집에 가는 게 전부였다.

거기에서도 “아이들 돌봐야지 늦은 밤에 이렇게 밖에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 식의 쓸데없는 이야기만 나누고 헤어졌다. 그녀는 내내 ‘오늘 일진 사납다’는 표정을 지었다.

“성인 나이트에 자주 오나요?”
“예, 친구들과 자주 와요.”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나 봐요?”
“좋고 나쁘고 할 것 없어요. 서로 터치 안 하고 살아요. 남편은 의사인데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다 재워놓고 나왔죠. 계속 이런 것만 물어볼 거예요?”
“아니, 그럼 뭘 더….” 사실 외도를 감행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설사 나이트에서 마음이 통해서 하룻밤 잠자리를 했다고 해도 그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일은 많지 않다. 술이 깨고 나면,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 게 보통이다.

더군다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에너지와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룻밤 대상이 이 모든 걸 투자할 만큼 가치 있는 사람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애인이 있다고 버젓이 말하는 사람들도 실제 그렇게 깊은 관계가 아닌 경우가 많다.

외도, 그후

배우자가 외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치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눈에 불이 들어와서 생난리를 치고, 양가 부모에게 사실을 고하고, 법원으로 가는 게 최선일까? 남편이 잡아떼면 어떻게 하는가? 미안하다고 매달리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배우자 외도에 대한 대처법은 굉장히 어렵다.

외도로 인한 이혼은 간통죄로 고소하는 방법이 거의 유일한데, 정황이 정확해도 물증을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증거 없이 무작정 멱살을 잡고 경찰서에 갔다가는 헛고생만 하고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이혼이 최선의 방법인지도 확신이 없다. 생각할수록 복잡한 문제다.


다음은 남편의 외도로 힘들어하는 어느 여성이 여성조선 홈페이지에 비공개로 올린 글이다.

저는 지금 임신 6개월이고, 남편이 1년 전부터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걸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여자는 노래방 도우미랍니다. 우리는 결혼 10년차 부부고, 아기가 계속 안 생겨 병원 다닌 지 일년 만에 인공수정으로 임신을 했습니다. 임신 사실이 너무 기쁘고 이젠 정말 행복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지냈는데, 그게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나 봅니다.

남편과는 임신하고 6개월간 한번도 잠자리를 하지 않았고, 그 이전 8개월도 의사가 하라는 날, 한달에 한 번만 관계를 가졌습니다, 남편이 하기 싫다는 표를 조금 내더군요. 그 무렵부터 노래방 도우미랑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나 봅니다. 한달에 한두 번씩은 했다고 남편이 저에게 고백했습니다. 처음에는 한번 실수로 하게 됐는데, 너무 좋았답니다. 나랑은 잘 안 되는 게 그 여자랑 하면 오래할 수 있고 기분도 좋아져서 계속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랑은 관계 가지는 게 싫답니다. 평소에는 제가 너무 좋은데 잠자리에서는 도저히 안 된다고 하더군요. 자기도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답니다. 발기가 안 되는 게 아니라 너무 빨리 사정을 해버립니다. 조금 좋아지려고 하면 사정을 해버려서  짜증이 나고 그래서 이제는 행위 자체가 싫답니다. 그런데 그 여자랑 하면 오래할 수 있어서 좋다고, 그래서 1년간 관계를 유지했다고 합니다. 제가 아이 갖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고, 임신에 성공해 기뻐할 때 남편은 그 여자랑 모텔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아이는 왜 갖자고 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뱃속 아기만 없어도 좋았을걸,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는 지금 상황이 너무 기가 막힙니다. 내가 싫으면 이혼을 하자고 하지 왜 임신을 시킨 건지 이해할 수 없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혼자서는 감당이 안 돼요.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남편은 그냥 한번 지나가는 바람이니 이해하라 합니다. 마음을 준 것도 아니고 그냥 잠만 자는 사이였다고. 앞으로 평생 다른 여자 안 만나고 살 거라고, 나랑 잘해보도록 노력하겠답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었을 때, ‘무작정 이혼하라’거나 ‘아이를 생각해서 이혼하지 말아라’ 이렇게 양분해서 충고하는 것은 적당한 해결책이 못 된다. 그보다는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구분해보는 게 필요하다.

우선, 남편의 외도를 회피하지 말고 사실로 인정하는 자세가 제일 먼저 필요하다. ‘내 남편만은 그럴 리가 없어’라고 부정하거나 회피하기 시작하면, 종국에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주는 꼴이 되고 만다.

상대방 여자와의 담판은 남편이 하도록 해야지, 본인이 직접 나서서는 외도를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되고 만다. 드라마 등에서 부인이 상대여성을 직접 만나 단판을 짓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럴 경우 남편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아도 자연스레 해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제2의 외도를 양산하게 된다.

남편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어서는 안 된다. 외도 사실을 안 이후에 남편에게 사실을 고하고 나면, 남편들은 보통 ‘정리할 시간을 달라’는 식으로 시간을 끌게 된다. 그러면 외도를 자연스럽게 인정한 꼴이 되기도 하고, 못된 남편이라면 재산을 몰래 빼돌려 이혼소송을 준비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미리 확실한 대책을 세운 뒤에 담판을 짓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남편이건 아내건 간에 비록 외도를 했다 하더라도 당장 이혼을 원하는 이는 별로 없다. 그러니 외도 사실을 알았다고 아무런 대책 없이 이야기를 꺼내면, 상대로부터 적반하장식의 반격을 받을 수도 있다.

바람피운 아내를 발견하고 대응한 남편의 모습 중 인상적인 것으로, ‘삼국유사’에 실린 ‘처용가’가 있다. ‘집에 들어갔더니, 잠을 자고 있는 아내의 이불 밖으로 발이 네 개나 나와 있더라. 세상이 이런 조화가. 에이, 노래나 한 곡 폼나게 부르자’ 대충 이런 내용이다. 아내가 내 집에서 딴 남자와 자고 있는데 사생결단을 내는 게 아니라 그대로 집을 나와서 노래나 한 곡 부르겠다니, 이게 웬 해괴망측한 발상인가?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도 나름 이해가 되는 구석이 있다.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을 상대로 사생결단을 낸들 감옥 신세밖에 더 지겠는가? 그리고 이왕 벌어진 일 어떻게 하겠는가? 몇 년 전 아내의 외도로 이혼까지 이른 안진형(가명·37세 남성) 씨와 나눈 대화다.

“사이가 왜 벌어졌어?”
“회사 여건이 좋지 못해서 자연스럽게 월급봉투도 줄어들었어. 나는 괜찮은데 아내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더라고. 부잣집에서 자랐고, 당연히 성공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 그 환상을 깨주고 싶었는데, 결국 그렇게 못해서 이렇게 된 것 같아. 둘이 있으면 싸움만 해서 내가 집을 나와 회사 숙소에서 지냈어. 주말에만 집에 들어가고.”
“어떻게 이혼까지 갔는데?”
“아내가 남자 동창들과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래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어느 날은 아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어. ‘네 와이프로 보이는 여자가 지금 모텔로 들어가더라. 확인해봐라.’ 모텔 앞에 가서 전화를 했지. 순순히 나오더군. 그 길로 장인어른에게 달려가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이혼하겠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시더라고.”
“다른 말씀은 없으셨나?”
“미안하다고. 하지만 ‘자네에게도 내 딸을 선택한 책임은 있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어. 그 부분은 나도 동의해. 꼭 아내의 잘못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지.”

외도는 두말할 것 없이 행위를 실천한 사람의 잘못인데, 배우자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경우 역시 거의 없다. 정말 가정생활에 만족해하는 사람이 외도를 할까? 배우자도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이나마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벌어진 상황을 두고 왈가왈부하기보다는 다음날 이혼서류 들고 강하게 이야기하는 게 깔끔하다.


외도를 한 배우자가 울고불고 매달리며 ‘두 번 다시 그런 일 없을 테니 한 번만 봐달라. 죽을죄 지었다. 아이들 봐서라도 한 번만 봐달라’ 이렇게 나오면 한 번 기회를 줘보는 것도 반드시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아내의 외도 현장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린, 신라시대 향가 ‘처용가’의 화자가 멋있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남편 외도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

1. 남편 앞에서 눈물 흘리는 등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2. 위협하듯이 간통으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하지 않는다.
3. 지나친 비난과 공격으로 오히려 상대방이 자신을 정당화시키게 만들지 않는다.
4. 이혼은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게 좋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 여성조선
취재 최국태 기자 | 사진 안호성·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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