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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김정일 "이게 자본주의가 다 된 것이 아닌가"라고...

by 나비현상 2008.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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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광고에 유통망까지 생겨나

북한 당국은 2003년부터 전국 범위에서 시장을 합법화했다. 기존의 재래식 시장을 현대적 종합시장으로 개편하면서 모든 상인이 시장 안에서 장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평양시에도 각 구역별로 종합시장이 만들어졌다.

잡지에 따르면 종합시장은 60여 개의 매장(1개 매장에는 50명의 상인들이 매대를 형성해 있다)으로 만들어졌다. 마네킹을 이용한 의류 판매나 하트 모양의 가격표로 손님을 끌기 위한 마케팅은 노동당의 가르침이 아닌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인민들의 아이디어로 소개하고 있다. 녹음 테이프를 이용한 광고도 이제 낯선 장면이 아니다. 손님에게 무뚝뚝한 국영 상점과는 달리 시장에서는 어린아이에게도 존댓말을 쓰고 있다.

곳곳에 수산물을 파는 상점도 있다. 동해에서 잡은 꽁치와 가자미, 오징어 등 꽤 신선한 어패류가 진열돼 있다. 이 수산물들은 국가에 의해 유통되는 게 아니라 동해에서 평양 시장까지 냉동한 채로 유통하는 민간업자들이 대거 생겨난 결과다. 중개상들에 의해 몇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체계가 이미 북한 내부에 형성돼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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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들과 북한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발간하는 격월간지‘임진강’3월호에 소개된 평양시내 낙랑구역 종합시장의 모습. 임진강출판사 제공



◆매춘에 '꽃 장사'까지 없는 게 없다

자본주의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꽃 시장이 평양 곳곳에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2003년에 평양을 탈출했다는 리준씨도 '꽃 방' 출현에 눈이 뒤집혔다고 한다. 꽃은 김 부자(父子)와 관련된 행사 때 수령을 위해 바쳐지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제는 연인들 사이에 꽃을 선물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헌 가구를 도색해주는 불법 상인도 눈에 띄고 낡은 배터리나 연·구리·TV 등을 수집하는 상인들도 영상에 잡혔다. 최근 입국한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종합시장이 생겨나기 전에도 평양의 주요 장마당은 돈만 있으면 못 사는 것이 없으며 심지어 여자도 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시장 곳곳에서 손님을 물색하는 포주들이 돈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매춘을 흥정하는 모습도 북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개혁개방을 단행하면서 두부 장사에서 매춘까지 생겨난 초기 중국의 시장과 흡사하다.

◆시장 확대에 위기감 고조

잡지에 소개된 사진 가운데 화난 두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보안원(경찰)에 쫓겨 화가 잔뜩 나있다. 한당국은 시장을 인정하면서도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시장 유통금지 품목을 만들어놓고 상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한국에서 보수정권이 집권한 이후 시장 통제는 더 심해지고 있다.

39세 미만 여성들의 시장참여 금지조치를 49세 미만으로 확대시키려 하고 있어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많은 여성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는 39세 미만 아줌마들과 보안원들 간의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대북지원단체인 '좋은 벗들'은 최근 함북 청진 장마당에서 여성 상인 수천 명이 보안원들에게 집단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시장에 대한 극도의 거부 반응을 가지고 있으며 시장 확대가 체제전복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 평양 통일거리시장이 축소된 것은 김 위원장이 평양시를 둘러보다가 시장 밖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주민들에 충격을 받고 "이게 자본주의가 다 된 것이 아닌가"라고 한마디 하면서 전국적으로 시장 통제가 시작됐다고 한다.

조선일보 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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