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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쇠고기 수입 '양심선언' 전문 과 지지성명서

by 나비현상 2008.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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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즉각 재협상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저는 농림수산식품부 직원(공무원)이자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농림수산식품부지부 지부장으로서,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과 관련하여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여학생과 아주머니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절절한 우려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들으면서,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공무원으로서 앞에 나가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입장발표를 자제해 달라는 기관측의 지속적인 부탁, 협상담당 주무부처 당사자이자 제 동료이기도 한 우리부 직원들의 사기, 본인이 농식품부에 근무하면서도 전문가가 아니어서 협상내용에 대한 이해 부족과 정보 부재, 나아가 노동조합의 지부장으로서 우리 지부에 닥칠 탄압과 어려움 등을 고민해야하는 저로서는 무한한 갈등을 겪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22일 대통령의 담화문, 23일 국회의 농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부결 소식, 그리고 24일과 25일에 벌어진 촛불문화제 참가자에 대한 물대포 발사와 대규모 강제 연행소식을 접하며 국민의 녹을 먹고 있는 그리고 농식품부의 한 공무원으로서 참담한 마음과 함께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으로 판단되어 제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지난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협상은 한마디로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이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나치게 훼손한 협상입니다. 왜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인지, 왜 국민의 건강권을 지나치게 훼손한 협상인지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협상이 시작되어 타결되기 하루 전인, 지난 4.17.까지는 협상대표가 언론을 통해 밝혔듯이 양국간 이견이 컸고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비록 이번 협상의 우리측 안(案)이 이전의 내용보다는 다소 후퇴한 입장을 가지고 출발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협상에 참여한 공무원들이 “국민 건강권의 최대한 보장”을 우리측 입장으로 가지고 협상에 임했을 것이라는 것은 정부 중앙부처 공무원의 한 사람으로서 믿고 싶습니다.



다만, 이명박 정권(대통령 자신이나 핵심 참모들)이 한미 FTA협상의 조속한 비준입장을 밝히고 있었고, 방미를 해서 미국대통령과 만나기 11시간 전에 전격적으로 타결되었다는 점에서 한미간 쇠고기 협상이 한미 정상회담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아니 나아가 쇠고기 협상의 조속 타결을 지시하였을 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언론과 국민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며칠간의 협상과정 중 양국간 입장 조율이 잘 안되던 상황이 무능하고 무소신한 그리고 자기만의 영달만을 고민한 장관과 대표가 단 하룻밤 만에 미국측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어느 면에서는 이런 협상이 굴욕적이라고 청와대 사람들은 생각하지 못했거나, 국민의 저항이 이렇게까지 확산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농식품부 장관이 그토록 되풀이 했던 OIE[국제수역사무국]의 규정과 과학적 기준, 안전성이라는 말에 이제는 신물이 납니다. 초기 협상결과에 따르면 OIE규정에서도 광우병 위험물질로 권고한 것을 우리는 빠뜨리는 협상, 미국 자신도 학교급식용으로 금지하고 있는 AMR(선진회수육)을 우리는 수입하겠다고 하는 협상, 심지어 광우병이 발생해도 그리고 검역과정에서 SRM(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 발견 되어도 수입금지를 하지 못하는 협상, 강화된 사료조치의 강화된 내용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풀어주는 협상, 미국 자국법에 의한 쇠고기 정의를 따라야 하는 협상 등 더 이상 어떻게 말씀드리기도 구차한 내용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조금도 더 세부적인 예를 들면, 협상결과에 미국도축장 승인권한을 90일까지만 우리 정부가 갖고 이후부터는 미국이 갖게 되어있는데, 이는 OIE규정은 물론 과학적 근거도 없습니다. 정부는 SPS(동식물위생협정)상 동등성-상대국이 인정한 도축장 인정 등-을 내 세울 것이나, 이는 그간의 협정내용과 전혀 다른 것으로서 ‘95년 WTO 가입이후에도 승인 권한은 한국이 보유하고 있었고(미국의 작업장 지정 통보에 따라 현장점검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승인) 이러한 조항은 우리정부가 작업장 지정을 취소할 권한도 포함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제소당한 전례가 없습니다.



둘째, 미국이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인정된 지난해 5월 이후 협상을 한 멕시코는 살아있는 소를 수입하기로 결정하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금지하였고,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7월 미국과 새 수입위생조건을 합의하면서 척추뼈 전체를 수입금지 품목인 SRM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우리 정부는 척추뼈 일부를 SRM에서 제외했다가 비난 여론에 밀려 추가협의를 통해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그러면 최근 협상을 한 멕시코 말레이시아는 물론 일본, 대만에서는 OIE 규정도 모르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서, 아니면 국민의 안전을 너무 지나치게 염려해서 그런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까? OIE에서 정하는 통제국가 등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장관은 알기나 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느 분의 말씀처럼 지난 몇 개월간 바뀐 것은 과학적기준이 아니고 정권뿐이라는 것에 저절로 동의가 됩니다.



따라서 정부는 고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재협상에 임할 것을 밝히고 미국과 즉각 재협의해야 합니다. 아울러 민의를 반영하여,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만을 일방적으로 홍보할 것이 아니라 우려 지점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와 국내차원의 안전대책을 밝혀야 하고, 중․고생과 아줌마로 대표되는 촛불문화제의 개최를 적극 보장하는 등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농식품부 공무원으로서 이렇게 자괴감이 많이 든 시기는 처음입니다. 아마도 많은 우리부 동료들도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일한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분들에 대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묵묵히 맡은 바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우리부 대다수 공무원들을 오해하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저의 이번 입장발표는 협상과정 자체에 대한 것이지 안전성에 관한 과학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본의 아니게 “수입되는 쇠고기 안전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라는 지나친 비약으로 발전하기를 원하지 않으며, 또한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우리부의 직원들 중에는 안전성 부분에 관한한 안전하다는 소신을 갖는 분들도 있음을 밝힙니다. 안전성에 관한 문제는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과 정보를 통해 논의되고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최근 공무원사회는 머슴론, 전봇대 및 구조조정 등으로 심한 혼란과 사기저하에 빠져있습니다. 적어도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없던 지난 정권도 공무원을 이렇게까지는 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국민을 위하여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먹은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로서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아울러 공무원노동조합에서 일하면서 국민과 어려운 민중을 위해 일한다는 우리 노동조합의 이념에 맞추어 행동하기를 원하는 사람입니다.



끝으로 지난 반세기 정권의 하수인으로 살아온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를 버리고, 진정하게 국민과 민중을 위해 거듭나려고 노력하는 공무원노동자, 공무원노동조합을 이해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8. 5. 26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농림수산식품부지부 지부장  이 진


출처 : 클릭☞


[지지성명서]

농림수산식품부 지부장의 성명을 지지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한다.

농림수산식품부 이진 지부장은 지난 5월 26일자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재협상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그동안 많은 언론의 지적과 국민적 반대여론이 있었음에도 농림수산식품부 지부장이기 이전에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직원으로서 이와 같은 성명을 내기까지에는 동료, 선․후배 등에 대한 인간적 갈등과 기관과의 대립 그리고 개인적인 불이익의 감내 등으로 몇 일간 잠 못 이루고 많이 고민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농림수산식품부 지부장의 성명서를 보면서 우리와 함께 웃고 울던 동료로서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본부장 및 각 지부장들은 농림수산식품부지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성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협상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정부에 촉구한다.

이미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한 사항은 협상과정에서부터 협상결과에 이르기까지 결함투성이로 인식하고 국민의 건강과 검역주권을 지켜내기에는 백번을 양보해도 부족하기 때문에 촛불문화제 등을 통해 재협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협상 하루 전인 4월 17일까지도 정부는 양국간 이견이 크다며 협상의 어려움을 밝혔으나,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추어 4월 18일 전격적으로 수입협상이 타결되었음을 발표하여 졸속 협상이라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협상결과 초기에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과 동일하다고 주장하다가 OIE 기준의 특정위험물질(SRM)에도 못 치는 협상, 나아가 멕시코․필리핀 등 주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보다 못한 협상결과로 검역주권을 포기했다는 국민여론에 부딪히자 서둘러 미국과 추가협의를 진행했지만, 모든 WTO 회원국이면 이미 보장받고 있는 일반적인 수입중단 권리 등을 마치 추가협의를 통해 얻은 것처럼 포장하여 여전히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지킬수 있는 검역주권까지 포기하면서 정부는 무조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강행하려고 한다. 마치 싫으면 안 사먹으면 그만 아니냐는 식으로 국민건강을 마치 거래의 대상으로 치부하면서 사회공공성의 최후 보루인 정부가 정부이기를 포기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 22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한 점을 밝혔으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부실한 협상과 향후대책에 대하여는 언급없이 한미 FTA비준의 필요성만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에 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국민적 정서에 기름을 붓고 말았다.

미국의 대통령 예비후보는 한미 FTA 재협상을 주장하는 데, 우리 정부는 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재협상을 주장 못하는 지 참으로 답답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민들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재협상을 해야 한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본부장 및 각 지부장들은 다시 한 번 농림수산식품부 지부장의 성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재협상을 강력히 정부에 촉구한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공정거래위원회지부․교육과학기술부지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지부․국립수의과학검역원지부․기획재정부지부․노동부지부․보건복지가족부지부․통계청지부․환경부지부장 일동

출처 : 클릭☞



 

  미국산 쇠고기 협상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공무원이 이번 협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즉각 재협상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고한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홈 페이지입니다.

초기 중앙 화면에 '농림수산식품부 공무원의 양심선언'이라는 글이 눈에 띕니다.

이진 전국민주공무원노조 농식품부지부장이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쓴 개인명의의 성명입니다.

이 지부장은 성명에서 미국산 쇠고기 협상은 졸속이자 굴욕 협상이며 국민 건강권을 훼손한 협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지부장은 사료조치의 내용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채 30개월 이상 쇠고기까지 풀어준 점과 미국 도축장 승인 권한을 90일까지만 우리 정부가 갖는 점 그리고 우리의 협상 결과가 미국이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받은 뒤 수입조건을 맺은 멕시코나 말레이시아보다 현저하게 불리한 점등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이 지부장은 또 무능하고 무소신하고 자기 영달만 고민한 장관과 협상대표가 단 하룻밤만에 미국측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 고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즉각 미국과 재협상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이상석, 전국민주공무원노조 대변인]
"정부의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협상과정을 지켜보면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담당부처 공무원으로서 정부 정책의 잘못된 점을 가감없이 밝힌 소신있는 발언입니다."

지난 26일 괴산군수의 정운천 장관 지지선언과 관련된 양심선언에 이은 이번 내부 직원의 쇠고기 '양심선언', 농림수산식품부가 내우외홍에 시달리는 가운데 쇠고기 파문이 또 다른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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