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직불금 부당수령...논 갈아엎고 '눈물'...분노에 찬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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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에 찬 농민들, 자식 같은 논 갈아엎고 '눈물'
[노컷뉴스] 2008년 10월 16일(목) 오후 12:17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국감차량 저지, 격렬한 몸싸움 빚어

[CBS사회부 김대훈 기자]
16일 오전 11시 충남 태안읍 장산 2리 1200평 되는 논.

누렇게 익은 벼들이 수확을 앞두고 바람에 흔들리면서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은 맘이 편하지가 않았다.

최근 고위 공직자들조차 쌀 직불금을 불법으로 수령했다는 소식에 농민들은 그야말로 분노를 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농연 소속 농민 100여 명은 쌀 직불금 문제 등 정부가 농민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항의 집회로 논을 갈아엎기로 했다.

수확을 앞두고 있지만 자식보다 더 소중하지만 논 갈아엎기를 하면서 극에 달한 농민들의 분노를 표출하기로 한 것이다.

한농연 박의규 중앙연합회장은 "농민에게 쌀은 자식보다 더 소중한 것인데 논을 갈아엎는다는 것은 그만큼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제발 농민의 심정을 헤아려 주면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들은 트랙터 2대를 동원해 20여 분 만에 1200여 평 되는 논을 갈아엎었고, 일부 농민은 눈물을 보이는 등 분위기는 순식간에 침울해졌다.

일부 성난 농민들은 허수아비를 태우는 등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한농연 소속 농민 100여 명은 16일 오전 9시 30분쯤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태안군청 앞에서 사전집회를 벌였다.

국회의원들에게 농민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국정감사 차량 2대가 진입하자 농민들이 정문을 갑자기 막아세웠다.

이처럼 국회의원 버스가 군청 진입을 못하게 되자 경찰은 전·의경들을 동원해 농민들을 끌어내려 했고 이 과정에서 10여 분간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몸싸움이 일어나자 강기갑 민노당 대표는 버스에서 내려 중재에 나서기도 했지만 경찰과 고성이 오가는 등 한동안 소란이 빚어졌다.

결국 강기갑 의원과 민주당 최규성 의원,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 등이 농민들의 입장과 쌀 직불금 문제를 국감에서 제기하겠다는 발언이 이어진 뒤 농민들이 한발짝 물러섰다.

한농연 박의규 중앙연합회장이 농림수산식품 위원회 이낙연 위원장에게 농민들의 요구사항이 담긴 서류를 전달하면서 농민들의 항의 집회는 마무리 됐다.
bigfire2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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