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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대체에너지 펀드

by 나비현상 2007.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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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는 나라는 미국이다. 최근에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겨룰 만큼 공해배출 대국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게 황사 바람을 보내 괴롭히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 더 무서운 건 산업발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바로 이산화탄소이기 때문이다.

그런 중국에 최근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하는 외국 기업들이 몰려가고 있다. 물론 숫자로 보면 제조업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 변화는 의미심장한 것이다. 게다가 이들 기업의 면면도 결코 만만치 않다.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인 미국 GE 계열의 GE에너지는 지난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친환경 기술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선양에서 풍력 터빈 생산에 들어갔다.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나 스페인의 가메사(Gamesa)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풍력 발전장치 전문업체들도 역시 톈진에 풍력 터빈 공장을 세웠다.

이런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 앞으로 지구촌 경제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이 됐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도 ‘환경’이라는 테마에 부쩍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유망 종목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리는 펀드 운용회사들은 앞다퉈 ‘환경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 시장에 환경펀드가 등장한 것은 2000년 무렵부터다.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새로운 기업윤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떠오르면서 그 하위개념으로 환경경영이 유행을 타기 시작할 때다. 이때부터 일부 발빠른 펀드운용회사들이 환경펀드를 판매하고 나섰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진 것은 2005~2006년부터다.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실질적으로 강제하는 교토의정서가 본격 발효되면서 이전부터 환경관련 사업을 영위해 오던 기업들이 대거 환경 테마로 부상한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투신운용 해외투자팀 홍의석 차장은 “환경문제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이 높아진 게 환경펀드 수요 측면의 진전이라면 환경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 등장한 것은 공급 측면의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즉 환경 테마를 매개로 펀드를 살 고객과 펀드를 투자할 대상기업이 동시에 두터워지면서 환경펀드 시장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펀드의 투자 영역은 물, 대체에너지(신재생에너지)에 주로 집중돼 있지만 최근 들어 친환경 기술 및 자원 등으로 투자 대상이 매우 다양해지는 추세다.

글로벌 펀드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환경펀드로는 KBC 워터펀드, SAM, PICTET(이상 물 관련 펀드), 메릴린치 뉴에너지펀드, KBC 올터너티브 에너지, CS 퓨처에너지 펀드 등이 있다. 아울러 환경펀드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는 프랑스의 베올리아(수질관리 업체)와 수에즈(에너지서비스 업체), 베스타스, 가메사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몇 달 전부터 환경펀드가 본격 출시되기 시작했는데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테마펀드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 대상은 주로 물 관련 기업이나 대체에너지, 미래에너지 등이다.


현재 국내 환경펀드 시장에서는 삼성운용, 한국운용, 한화운용, 산은운용, 대신운용, 우리CS운용, 알리안츠운용, 도이치운용 등 토종과 외국계 운용회사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뛰어들어 시장 선점을 위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 올 3월 이후 설정된 터라 벌써 실적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지만 현재까지 단기 수익률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 중에는 꽤 높은 수익을 실현한 펀드도 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 한국펀드평가 등에 따르면 3개월 수익률에서는 알리안츠운용의 ‘글로벌에코테크주식1’ 펀드가 15%를 넘어 가장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또 1개월 수익률에서는 산은운용의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주식자’ 펀드가 10%를 넘어 가장 눈에 띄었다.

알리안츠운용은 지난해 5월부터 해외 환경펀드 시장에 뛰어들어 현재까지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2조원 가량을 끌어 모았다. 한국 시장에도 똑같은 복제 펀드를 출시했는데 지금까지 펀드 조성 규모는 약 1,500억원이다. 최대 3,500억원까지 가입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리테일 담당 강영선 부장은 “처음 풍력발전이나 대체에너지 투자펀드를 판매하려 했을 때 고객들은 그게 무슨 돈이 되나 하는 표정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며 “실제 환경을 테마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분석해보면 성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 유망 시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환경펀드가 테마 펀드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금세 빛나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舊?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환경펀드가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테마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펀드평가 김춘화 과장은 “환경펀드는 기본적으로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투자이기 때문에 지금 어떤 게 유망하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며 “다만 미래를 내다보고 장기 투자한다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인 허진영 과장 역시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일정 투자 자산을 분산 투자하는 방식을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괜찮다는 말만 믿고 집중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펀드매니저들도 환경 테마에 휩쓸려 부화뇌동식 투자를 하게 되면 자칫 잘못된 종목을 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중요한 것은 테마가 아니라 해당 기업이 자신의 기술력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운용 홍의석 차장은 “환경관련 산업은 성숙 단계가 아니라 성장 단계에 있기 때문에 특정기술에 따라 기업 성과의 부침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어떤 기술이 미래에 시장지배적 위치에 오르느냐가 투자 결과를 좌우할 수 있어 기술변화 추이에 대해 꾸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사막지역이 늘어나고 빙하가 녹아내리는가 하면 초강력 태풍에 엘니뇨 현상까지….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환경이 시간이 갈수록 각광받는 투자 테마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환경시장이 블루오션(경쟁 없는 새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각종 환경 관련 펀드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설정된 지 3개월 만에 1조 원 가까운 자금이 몰린 환경펀드가 등장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물-에너지 관련기업 블루칩 부상

○ 삼성투신운용 ‘물펀드’ 3개월 새 수익률 6.76%

대신증권은 4일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지닌 기업에 투자하는 ‘지구온난화펀드’를 내놓았다.

환경투자전문 자산운용사인 SAM사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SAM 서스테이너블 클라이밋(Sustainable Climate) 펀드’를 복제한 상품이다.

이 펀드는 대체에너지, 물 기반 시설산업, 재난복구 사업 등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환위험 회피(헤지) 유무에 따라 상품을 고를 수 있으며, 적립식의 경우 처음 가입할 때 최소 금액은 10만 원이다. 이후에는 금액에 관계없이 자유적립이 가능하다.

대신증권 측은 “이 상품은 에너지, 물, 건강 등 투자 대상이 다양하고 광범위한 글로벌 대형 펀드로 1주일 만에 50억 원의 투자금이 몰렸다”고 밝혔다.

‘물 펀드’로 인기몰이에 나선 삼성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메사, 선테크 등 글로벌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판매를 시작한 지 보름 만에 425억 원이 몰렸다.

삼성투신운용 측은 “이 상품은 대체에너지 업종 중에서도 사회책임투자(SRI) 개념에 충실한 기업을 선별해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라고 소개했다. 벨기에 KBC사가 운용하며 가입금액은 제한이 없다. 환위험 회피(헤지)를 적용한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 중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삼성투신이 올 4월 판매하기 시작한 ‘삼성글로벌워터펀드’의 설정액은 11일 현재 9715억 원이나 된다. 물 관련 SRI 기업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4월 12일 설정된 뒤 6.76%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 시장상황 따라 고성장 유망주 판매 제한도

알리안츠자산운용은 4월 판매를 중단했던 ‘글로벌 에코테크펀드’를 12일부터 다시 팔고 있다.

이 펀드는 환경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 중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계열사인 RCM UK에서 운용한다. 3월 6일에 처음 소개됐지만 4월 23일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알리안츠자산운용 측은 “재판매를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는 판매액을 2000억 원으로 제한했으며 앞으로 시장 상황과 투자기업 발굴 상황 등에 따라 전체적인 판매한도를 다시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일 현재 누적 수익률은 23.5%다.

대우증권은 세계 각국의 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산은S&P글로벌 워터 주식형펀드’와 글로벌 청정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S&P글로벌 클린에너지 주식형펀드’를 각각 판매하고 있다.

두 상품은 S&P글로벌 워터 인덱스지수를 구성하는 50개 종목과 S&P글로벌 클린에너지 인덱스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에 각각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다.

대우증권 측은 “두 상품 모두 인덱스 방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운용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면서 운용비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펀드’(한화투신운용)도 올 4월 설정된 뒤 312억 원이 모였으며 13일 현재 2.88%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환경펀드 현황 및 수익률
펀드 운용사 설정액(억 원) 수익률(%)
1개월 3개월
글로벌에코테크주식 1(Class A) 알리안츠운용 967 8.40 14.55
글로벌에코테크주식 1(Class C) 알리안츠운용 258 8.31 14.27
글로벌에코테크주식 1(ClassI-1) 알리안츠운용 100 8.46 14.74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clsA 도이치운용 644 3.86 8.24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C1 도이치운용 556 3.78 7.99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주식 1(A) 한화운용 127 2.79 3.17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1_A 삼성운용 6,694 2.92 6.09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1_C1 삼성운용 2,726 2.85 5.86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자 1_A 삼성운용 342 - -
산은S&P글로벌워터주식자ClassC1 산은운용 137 2.17 -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주식자ClassC1 산은운용 173 9.55 -
한국월드와이드워터종류형주식 1(A) 한국운용 118 2.94 -
한국월드와이드워터종류형주식 1(C) 한국운용 243 2.87 -
우리CS퓨쳐에너지주식 1ClassA 1 우리CS운용 32 - -
대신지구온난화투자주식종류형-자 1ClassC 1 대신운용 26 - -
대신지구온난화투자주식종류형-자 1ClassA 대신운용 21 - -
13일 기준, 수익률이 표기되지 않은 펀드는 설정된 지 1개월 미만인 상품 자료 : 제로인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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