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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중국찐쌀-웬만한 식당에선 다 사용 공공연한 비밀

by 나비현상 2007.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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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황 함유 중국산 찐쌀 유통 그래도 공기밥 추가하실거?>

이산화황의 독성
독성이 강하여 공기 속에 0.003% 이상이 되면 식물이 죽고, 0.012% 이상이 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해가 되기도 한다.
급성피해로는 불쾌한 자극성 냄새, 시정감소, 생리적 장애, 압박감 등이 있고, 만성피해로는 폐렴, 기관지염, 천식, 폐포의 확대로 폐가 부푸는 폐기종유발.




<올 3월 현재 1724t 수입 … 웬만한 식당에선 다 사용 공공연한 비밀>


월4일 서울 종로구, 동대문구의 식당가에서 쓰레기통을 뒤졌다. 중국산 찐쌀 부대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상당수 식당이 공기밥의 재료로 찐쌀을 쓰고 있었다.


“찐쌀이 도대체 뭐냐”고 묻는 독자도 있을 듯싶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찐쌀은 ‘덜 여문 벼를 미리 거두어 쪄서 말린 뒤에 찧은 쌀’이다.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엔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해방이 되었다고는 하나 지금 농촌엔 굶주린 사람이 많습니다. 벼를 익기도 전에 베어가지고 찐쌀을 해먹는 사람이 더러 있거든요.”


그러나 서울의 식당가를 점령하고 있는 중국산 찐쌀은 국어사전의 정의와는 다르다. 우리는 익지도 않은 쌀을 쪄먹을 만큼 가난하지 않으며, 중국인들도 찐쌀로 밥을 지어 먹지 않는다.

중국산 찐쌀은 ‘말짱한 쌀을 찐 뒤 다시 말린’ 것이다. 한국은 쌀시장을 닫아놓고 있으나 쌀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쌀과자 등)은 반입할 수 있다. 쌀과 용처가 다르지 않은 찐쌀도 ‘가공식품’ 자격으로 반입되고 있다.

2003년부터 2007년(3월 현재)까지 중국에서 수입된 찐쌀은 통계에 잡힌 것만 3만5548t(1277만 달러 상당)에 이른다. 찐쌀이 가장 많이 수입된 해는 2005년으로 1만64t이 반입됐다. 올해에도 7000t가량(300만 달러 상당)이 중국에서 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래프1 참조).

6월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닭갈비집 주방은 저녁장사 준비로 바빴다. 중국산 찐쌀 부대를 손에 쥐고 들어가 “이 쌀의 정체가 도대체 뭐냐”고 물었다. 주방 아주머니는 “중국 쌀인데 한국 쌀보다 훨씬 맛있어요”라고 답하면서 웃었다.



가공식품으로 대량 반입

1000원짜리 김밥을 파는 분식집도, 수타자장면 전문인 중국음식점도, 이름이 제법 알려진 삼계탕집도 중국산 찐쌀을 쓰고 있었다(표1 참조). 찌개와 백반을 파는 식당은 쌀과 찐쌀을 섞어서 밥을 짓는 곳이 많았다.

“우리 집만 중국 쌀 쓰는 게 아닙니다. 삼계탕집은 거지반 중국 거 쓴다고 보면 돼요.”(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집 업주)

삼계탕에 들어가는 쌀은 중국산 찐찹쌀이다. 삼계탕 속의 찐찹쌀은 미각(味覺)으론 구별하기 어려웠다. 찐쌀만으로 지은 밥은 쌀밥보다 맛이 떨어진다(Tips 참조).

서울 동대문구의 한 유흥가 주변 식당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는데, 중국산 찐쌀을 납품하는 한 업자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 업자의 트럭엔 찐쌀 부대가 가득했으며 홍보용 전단지도 쌓여 있었다. 전단지 내용은 이랬다. ‘최고의 고품격 고품질 명품 수입쌀!’

“식당을 돌면서 쌀을 팔고 있는데 처음엔 꺼림칙하게 여기던 식당주들도 내가 준 샘플로 밥을 지어보고 난 뒤엔 생각이 바뀝디다. 찹쌀은 삼계탕집, 순댓집, 떡집에서 인기가 높고요. 명품쌀이라는 말은 허튼소리가 아닙니다. 나는 집에서도 이 쌀로 밥 지어 먹고 있어요.”

중국산 찐쌀은 20kg들이 한 부대가 2만7500원~2만2900원으로 한국 쌀 가격 대비 55% 수준이다(그래프2 참조). 인터넷 P2P (peer to peer)로 중국 현지 업자와 직거래하면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중국산 찐쌀을 판매하는 업체도 많다. 한 업체는 “대형식당과 급식소에 찐쌀을 공급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는 “식당 대부분이 찐쌀과 국산 쌀을 섞어 밥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호객한다.

중국산 찐쌀은 벌써부터 국내 쌀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농업협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찐쌀임을 숨긴 채 품질 좋은 쌀로 허위 과장광고를 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찐쌀 유통의 폐해를 홍보하고 찐쌀 불매운동에도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kg 한 부대 2만7500원~2만2900원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가라면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게 마련이다. 찐쌀을 뭐 하러 쓰느냐고 식당주를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다르다. 또한 위생과 관련해 찐쌀의 유해성 여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주간동아’가 입수한 농협,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찐쌀에서 이산화황이 검출된 적도 있다(표2, 표3 참조). 이산화황은 황과 산소의 화합물로 독성이 강해 공기 속에 0.003% 이상이 되면 식물이 죽고, 0.012% 이상이 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

“찐쌀은 대부분 쌀강정, 뻥튀기 등 가공식품으로 제조해 먹기 때문에 이산화황 섭취로 인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시중의 식당에서 찐쌀로 밥을 짓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는 게 식약청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식약청의 이런 판단은 중국산 찐쌀이 식당가를 점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찐쌀은 떡볶이 김밥 떡 쌀과자 등 가공식품의 원료뿐 아니라 식당의 공기밥 등 주식(主食·staple food)의 재료로도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이산화황이 잔류하는 것은 찐쌀을 만들면서 표백제, 보존제, 산화방지제 구실을 하는 아황산염류를 쓰는 제조업자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묵은쌀을 표백제로 세탁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산 찐쌀을 국내에 들여올 때 수확한 지 얼마나 된 쌀인지 검증하는 절차가 없다.

JECFA(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는 이산화황 섭취 허용량을 체중 1kg당 하루 0.7mg으로 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식당의 공기밥, 단체급식, 아침식사용 선식 등 주식으로 이산화황이 함유된 찐쌀을 섭취하면 이 허용량을 초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천식 환자들이 이산화황을 섭취하면 기도를 자극해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기관지 수축이 일어나 호흡을 멈출 수도 있다. 이 물질에 민감한 사람은 섭취 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농협 전남본부가 중국산 찐쌀을 대상으로 납성분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일부 찐쌀에 0.07ppm의 납이 포함돼 있었다. 중금속인 납은 뇌와 신경 계통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하지만 수입 찐쌀에 대한 납성분 검사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재완 의원(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이산화황이 기준치 이하로 함유된 찐쌀이라도 가공용(한과·뻥튀기·주정 등) 외에 주식용 사용은 제한해야 한다. 식당, 선식, 떡집, 도시락 업체는 이산화황이 첨가되지 않은 경우에만 중국산 찐쌀을 사용하게끔 하고, 찐쌀의 원재료로 사용된 쌀의 생산 연도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수입 시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의 잔류 허용치 기준을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떡볶이, 김밥, 쌀과자 등에 사용

중국산 찐쌀의 유해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는 기우(杞憂)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음식점에서 식자재로 쓰는 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원산지 표기를 의무화하는 게 대안으로 거론된다(현재는 면적이 300㎡ 넘는 식당의 구이용 쇠고기에 대해서만 원산지 표기가 의무화돼 있다).

지난해 12월 음식점과 급식업체에서의 쌀 원산지표시제를 의무화한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2008년 1월부터 음식점 쌀 원산지표시제가 도입된다). 그러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일본은 모든 요식업소에서 원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하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쌀 원산지 표시제가 구이용 쇠고기의 그것처럼 절름발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식당에서 팔리고 있는 갈비탕의 상당수가 질 낮은 중국산 쇠고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큰 충격을 줬다. 우리 국민은 이를 모르고 먹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실효성 없는 식육 음식점 원산지표시제도를 시행해 현장 농민과 국민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300㎡ 이상 음식점의 ‘구이용 쇠고기’에만 한정되는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해당 업소는 전국 4200여 곳으로 전체 음식점의 1% 미만이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음식점 쌀 원산지표시제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도 식육 음식점 원산지표시제와 대동소이하게 추진되고 있다.”(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5월31일 성명)

음식점 원산지표시제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구매정보를 제공해 영업자의 부당이득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이 우리 농축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개방화, 세계화로 외국산 농축산물의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에 대한 음식점 원산지표시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동시에 위기에 처한 농촌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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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함유'중국산 찐쌀' 유통대책 시급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6-26 11:41



국산 쌀에 비해 값이 싸 병원, 공장, 단체 급식소, 음식점 등 다양한 곳에서 소비되는 ‘중국산 찐쌀’의 중금속 함유량이 심각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중국 현지조사와 국내유통 경로 추적 등 소고기, 찐쌀 등 국민 다소비식품 안정성 점검을 한 결과, 중금속 검출이 의심됨에도 중국산 찐쌀의 안정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실제로 2004년 식약청 단속결과, 중국산 찐쌀을 수입한 6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8회에 걸쳐 이산화황이 기준치 30ppm 이상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식약청 단속 이후 기준치 이상 검출되지 않고 있으나, 박재완 의원은 최근 조사결과 찐쌀 수입검사항목에도 없는 ‘황산알루미늄암모늄’ 등 다른 첨가물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황산알루미늄암모늄은 팽창효과가 우수하고 표백효과도 다소 있으며 성인의 주당 섭취 허용량은 7mg.

그러나 중국은 가공식품에 함유된 알루미늄 기준치를 설정해 황산알루미늄암모늄 사용을 규제하나 우리나라의 경우 찐쌀을 포함한 가공식품의 알루미늄 기준치는 미설정된 상태다.

박재완 의원은 2005년 국정감사에서 수입산 찐쌀 검사항목에 중금속 기준을 설정하도록 보건당국에 요구했으나, 최근 찐쌀 검사과정에 납(Pb), 카드뮴(Cd), 수은(Hg), 알루미늄(Al) 등 중금속기준은 미설정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은 지난 5월 17일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전면개정(안)’을 통해 찐쌀에 납 0.2이하(mg/kg) 및 카드뮴 0.2이하(mg/kg) 검사를 실시하기로 입안예고하고 이르면 올해 확정 예정이다.

박재완 의원은 찐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합리적인 중금속 검사항목과 기준치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식약청이 예고한 납과 카드뮴 외에 찐쌀의 양을 늘릴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황산알루미늄암모늄에 포함된 알루미늄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

중국 쌀 농사에 많이 사용되는 농약에 포함된 중금속도 모니터링해서 기준을 추가할 필요도 있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쌀처럼 2008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원산지표시의무화’처럼 찐쌀에 사용되는 원료 쌀의 생산연도 표시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박재완 의원은 강조했다

한편 2001년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찐쌀의 수입물량은 4만8575톤으로 전체 찐쌀 수입물량의 95.3%에 이르며, 금액은 1724만1549달러로 전체 찐쌀 수입금액의 94.7%에 달한다.

특히 중국산 찐쌀은 국산 쌀값의 29.6~66.9% 수준으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병원과 급식업체, 김밥공장, 도시락업체, 일반음식점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kt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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