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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미용패션 및

청바지와 롱다리의 함수관계

by 나비현상 2007.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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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다 용서가 돼도 다리 짧은 건 용서가 안 돼!” “맞아, 얼굴이며 가슴은 요즘 얼마든지 개조(?)가 가능하지만 다리는 안 되잖아(물론 금속틀로 뼈를 늘리는 일리자로프 수술이 있긴 하다).”요즘 젊은이들은 ‘롱다리’로 보이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왜냐고? 바로 청바지 때문이다. 청바지, 즉 데님패션이 일상복은 물론이요, 심지어 파티복으로까지 자리를 굳히자 ‘다리가 길어보이는 스타일’에 목을 매고 있는 것.

 



청바지는 다른 의상과 달리 부실(?)한 몸매가 사정없이, 낱낱이 노출되기 때문에 다리가 짧거나(이 경우 대부분 허리가 하루종일 길다), 허벅지가 굵은 이들은 요즘 그야말로 비상이 아닐 수 없다.

근래들어 최고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MBC TV의 ‘무한도전’을 보면 노홍철과 하하가 키높이 깔창이며 매직부츠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유재석은 언젠가 키에 비해 다리가 짧은 것으로 밝혀지자 쥐구멍을 찾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국내 연예인 중 ‘다리가 천문학적으로 긴 스타’로 꼽히는 가수 김현정은 97cm(키는 174cm)에 달하는 롱다리를 앞세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청바지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롱다리가 얼마나 큰 이슈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데님브랜드에서는 다리가 길어 보이는 아이템을 전략적으로 내놓고, 입소문에 오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수입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 이름도 잘 모르는 외국인 모델들을 내세웠던 대형 데님업체들이 올들어 경쟁적으로 국내 유명 톱스타를 모델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Levi`s(리바이스)가 조인성과 윤은혜, GUESS(게스)가 김아중, ck Jean(캘빈클라인 진)이 이효리와 비를 모델로 낙점한 배경에는 ‘한국인이 입어도 충분히 긴~다리를 연출할 수 있다(이들 중 일부 광고비주얼은 ‘포토샵의 위대한(?) 승리’라는 따가운 지적도 있지만)’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 숨겨져 있다. 그러나 롱다리 스타들과 신체 비율면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일반 대중들은 나만의 롱다리 연출전략을 꼼꼼히 짜야 한다.






▶한국 남성, 키 중 다리비율 46.1%=평균적인 한국 남성은 전체 키에서 다리비율이 절반도 안 된다.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이 ‘신체치수 측정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남성은 키에서 다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46.1316%였다. 다리는 짧고, 허리는 하루종일(?) 긴 ‘짤막통통 형’인 것. 이를 20~30대 초 남성으로 국한시켜도 50%에 못미친다.

반면 연예인들은 다르다. 최고의 롱다리 연예인으로 꼽히는 강동원의 경우 전체 키 중 무려 68%가 다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68%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비율인데 그만큼 다리 길이가 엄청나게 길다는 얘기일 것. 또 조인성 공유 고수 장동건 등도 롱다리 연예인으로 꼽힌다. 특히 조인성은 그의 스타일링을 맡았던 스타일리스트에 의하면 “구찌며 돌체&가바나의 길고 긴 청바지가 척척 맞았다”고 하니 ‘하늘이 내린 롱다리’임에 분명하다. 그가 최대의 데님업체인 리바이스의 한국 간판모델로 발탁된 건 따라서 ‘충분히 예상됐던 일’라는 게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러니 대중들이 연예인이 입은 데님을 무작정 사입는 것이 위험할 수밖에.

다양한 데님 스타일 중 최근 국내에서 남성들에게 가장 선호되는 스타일은 간결한 라인의 스트레이트 진. 한동안 바지 통이 넓은 힙합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요즘 데님업체들은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하는 스트레이트 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타급 디자이너 마크 뉴슨과의 공동작업으로 명성을 얻은 유럽의 데님 브랜드 ‘지스타 로(G-STAR RAW)’의 경우 새로 출시한 레이다 라인을 3D 입체패턴으로 커팅해 ‘롱다리 데님’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물론 메이저 브랜드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들 업체는 밑위길이, 바지 통, 벨트 두께, 앞뒤 포켓의 위치와 크기, 옆라인 처리까지 면밀히 고려한다. 하다못해 스티치용으로 쓰이는 실의 굵기며 색상까지도 고려대상이다. 이로써 다리가 좀 짧은 이들도 스타일리시한 롱다리 연출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

이 스트레이트 진은 코디법이 생명이다. 앞쪽 밑위가 25cm 안팎으로 짧은 바지를 남성이 입을 경우 다리 부분이 슬림하게 일자로 떨어지기 때문에 상체 굴곡을 드러내주는 게 좋다. 몸에 자연스럽게 피트되는 골지 티셔츠나 니트로 섹시한 남성의 복부근육을 강조하면 한결 날렵해 보인다. 단 상의가 너무 짧아 배가 노출될 경우 거부감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지스타 로의 신상운 본부장은 “패턴과 함께 워싱도 롱다리 연출에 중요하다. 바지 자체에 워싱이 들어감으로써 명암이 생겨 슬림하게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단 워싱의 위치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신체사이즈보다 긴 길이의 바지를 입을 경우 허벅지 부분까지만 있어야 할 워싱이 무릎까지 내려와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는 것. 또 바지끝 워싱단을 잘라붙일 경우 워싱의 매끄런 흐름이 갑자기 끊기게 돼 전체적으로 다리를 짧아 보이게 한다는 것. 조사결과 한국 남성은 데님을 샀을 경우 보통 5~10cm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애초부터 길이가 꼭 맞는 걸 고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셈이다.


▶여성의 다리가 길어 보이는 것은 하이힐 때문?=맞는 말이다. 여성들의 전체 키 중 다리 비율은 45.4375%로 남성에 비해 짧다. 그럼에도 여성의 다리가 훨씬 더 길어보이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다른 신체구조 때문이다. 신체구조상 남성은 바지를 올려 입을 수 없어 여성이 남성보다 바지의 바깥선(outseam)이 상대적으로 길어진다. 또 여성이 하이힐을 많이 신기 때문에 더 롱다리로 보인다.

여성들은 다리가 길어 보이는 것과 함께 슬림해 보이길 강력히 희망하기 때문에 어정쩡한 통과 길이는 금물이다. 몸에 꼭 피트되면서 물 흐르듯 미끈한 실루엣을 연출해야 매력을 살릴 수 있다.

밑위가 짧아 허리라인을 살리면서 섹시한 룩을 연출할 수 있는 스키니 팬츠는 마치 레깅스처럼 다리에 밀착돼 굴곡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 스키니 팬츠의 특징은 한 뼘도 안 되는 짧은 밑위에 있는데 아슬아슬한 밑위 길이는 확실한 S라인을 만들어주는 핵심요소.

일본에서 롱다리로 보이게 하는 ‘마법의 바지’라 알려진 ‘레드 페퍼’의 경우 밑위 길이를 18cm로 짧게 해 엉덩이와 허리를 날씬하게 보이게 하면서 바지길이는 83~84cm로 길게 했다. 이는 하이힐을 신었을 때를 생각한 길이로, 평균 사람의 다리 길이보다 훨씬 길다.

스키니진의 수치는 다른 타입의 진보다 수입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수치 차이가 두드러진다. 밑위 길이의 경우 수입브랜드는 17~18cm, 국내 브랜드는 19~21cm 선이다. 아직은 보수적인 국내 브랜드의 성향을 보여주는 대목. 또한 몸에 얼마나 밀착되는지를 알 수 있는 허벅지 넓이의 경우 수입은 25~30cm, 국내는 32~35cm를 보이며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스키니진 구입 시 평소 자신의 몸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인 셈이다.

또 뒷라인도 잘 살펴봐야 한다. 뒷라인이 리버스 요크(Reverse york:가운데가 솟고 양옆으로 살짝 내려가는 U모양)로 제작된 바지는 힙업 효과가 크다. 중심이 솟은 리버스 요크에 맞춰 백포켓 또한 중심부분이 높게 만들어져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기 때문. 현명한 소비자라면 뒷모습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

스키니진을 입을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두 가지다. 밑위가 짧아지면 전체 길이가 짧아져 다리가 자칫 짧아 보일 수 있으니 하이힐이 필수다. 단 굽이 투박한 하이힐 보다는 미끈하게 빠진 굽이 좋다. 또 상의를 짧게 해 시선을 위로 끌어줘야 한다. 좀더 캐추얼한 느낌을 원한다면 남은 밑단을 접어 롤업진으로 연출한 다음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탑 스니커즈와 매치하면 트렌디한 느낌을 물씬 풍길 수 있다.

국내 브랜드 중 워싱이 독특해 주목받은 ‘버커루’의 민경림 주임은 “한국인은 서양인과 체형이 다르기 때문(한국인은 서양인보다 다리가 짧고 엉덩이도 펑퍼짐하다)에 핏 개발이 달라야 한다”며 “워싱도 미묘한 차이로 다리를 길게도, 짧게도 하는 만큼 충분히 입어보고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바지, 길이가 길면 좀 자르면 되지 뭐..”라는 생각도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완성된 그림의 아랫부분을 뚝 잘라버리는 것과 같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행 트렌드와 자신의 신체 간 밸런스를 잘 찾아내 자신의 결점을 최대한 가려주는 딱 맞는 스타일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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