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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생활정보 및

히딩크 감독은 피드백의 달인이다

by 나비현상 2007.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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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한 달 간 아무 얘기를 듣지 못한다면 그 사람 기분은 어떨까? 자신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 될 것이다.

집에서 배우자나 자식이 자신에 대해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피드백은 대인관계의 필수 조건이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 이런 행동은 더 해야겠다, 더 이상 이 같은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바로 피드백이 있을 때 가능하다.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피드백이 무엇이고, 왜 중요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알아보자.

피드백에는 네 종류가 있다. 지지하는 피드백, 교정하는 피드백, 학대하는 피드백, 무의미한 피드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지하는 피드백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에 목말라 한다.

잘 했다는 칭찬에 사람들은 마음 문을 연다. 더 잘 하려고 노력한다. 만일 그런 피드백을 받지 않으면 더 이상 그런 행동을 하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지적 피드백을 받을 때 마음 문이 열리고 다른 사람의 말도 귀담아 듣고, 행동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비난에 익숙하다. 혹시 "배우자에게 10년간 잔소리를 했더니 확 바뀌더라"는 경험을 한 사람이 있는가? 잔소리로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잔소리는 최악의 피드백이다.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지지적 피드백을 잘 한다는 것이다.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연애 선수들의 장점도 바로 지지적 피드백이다. 그 사람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잘 찾아내 이를 얘기함으로서 상대를 무장해제 시킨다.

카사노바는 미인에게는 지적인 면을 얘기하고, 지적인 여성에게는 미모를 강조함으로서 그녀의 마음을 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이 지나치기 쉬운 디테일을 찾아야 한다. 유명 작가에게는 히트하지 못한 책의 장점을 얘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부 안 하는 애를 공부시키게 만드는 것도 잔소리나 억압이 아니라 이런 지지적 피드백이다. 이런 피드백을 받은 사람은 자발적으로 공부할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지적 피드백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사람의 부족한 점을 얘기할 수 있고, 다른 행동을 하게 하는 교정적 피드백도 필요하다. 리더십의 핵심도 사실은 교정적 피드백이다. 잘 하는 것을 잘 한다고 하고, 못 하는 것을 못 한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런 피드백의 달인이다. 월드컵 4강에 오를 수 있던 것도 상대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행동을 고치는 멋진 피드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이다.

 


"현대 축구에서는 쉴 틈이 없습니다. 공수를 겸하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미들필더는 힘든 포지션입니다. 특히 고종수에게는 힘듭니다. 내가 요구하는 수준에 못 미치고 있지요. 제 생각을 그에게 밝혔습니다. 저는 나쁜 소식도 선수들에게 거침없이 전하는 스타일입니다. '패스만 찔러준다고 미드필더가 되는게 아니야, 공격과 수비를 함께 하는 게 미드필더가 할 일이지.' 라며 잔소리를 퍼부었습니다. 허리에 손을 올리고 쉬는 것은 경기가 끝난 다음에 할 일이지 경기 중엔 있을 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또 선수를 탈락시킬 때는 반드시 직접 통보해야 합니다. 그게 도리입니다. 대표팀에서 뛰어준 데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왜 떨어졌는지 알려줘야 그 선수가 더욱 열심히 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래야 쓸데없는 오해도 없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도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상대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피드백보다 뒷담화에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사용한다. 왜 저 사람은 저 모양일까. 왜 우리 애는 공부를 안 할까, 왜 우리 시어머니는 늘 못 마땅한 얼굴을 할까, 우리 상사는 어쩌면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

당사자가 없는 데서는 신나게 그 사람 흉을 보지만 막상 그 사람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러니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뒷담화를 많이 하는 것이 본인의 스트레스를 조금 해소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상황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럴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피드백이다. 피드백은 훈련이고 연습이다.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을 비롯한 모든 대인관계에 필수적이다. 인간은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기쁨도 느끼고, 인정받는 다는 생각도 하고, 그를 통해 행동의 변화도 일으킨다. 모두 피드백의 달인이 되길 기대해본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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