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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수소에너지 시대, 지구에 마실 물이 사라진다

by 나비현상 2007.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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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 시대, 지구에 마실 물이 사라진다
 

 기사요약
수소는 휘발유를 대체할 미래 친환경에너지의 선두주자다. 하지만 이 수소 때문에 수자원을 관리해야할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수소경제시대가..



수소에너지 시대가 열리면 청정에너지와 식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이 없다면 진정한 의미의 수소경제도 없다.
수소는 휘발유를 대체할 미래 친환경에너지의 선두주자다. 하지만 이 수소 때문에 수자원을 관리해야할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수소경제시대가 도래하면 오는 2037년경 최대 261조ℓ에 달하는 물이 수소 생산 공정에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는 연구보고서가 최근 발표된 것.

이는 현재 전 세계 물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로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지구촌은 사람이 마실 물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는 극심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될수도 있다. 인류는 먹을 물과 대체연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고갈이 가시권 내에 진입하면서 전 세계 각국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가스하이드레이트·오일샌드 등의 신에너지와 태양열,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중 대표주자는 단연 수소다. 수소는 전 우주를 통틀어 가장 풍부한 자원이자 고갈의 우려가 없는 물을 전기분해(electrolysis)해서 얻을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수소에너지에 기반한 수소경제(hydrogen economy)를 구현할 수만 있다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영원히 에너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또한 수소는 부산물로 오직 물을 배출할 뿐 그 어떤 유해물질도 만들어내지 않는 친환경 청정에너지다.

이와 함께 강력한 폭발력으로 연료로서의 활용성이 높은 고효율의 에너지이기도 하다. 특히 소형 발전소라고 할 수 있는 연료전지와 함께 활용하면 차량용 연료는 물론 전기와 난방열로도 쓸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전문가들이 왜 수소를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궁극의 에너지’로 부르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대다수 선진국들이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에 매년 막대한 국고를 쏟아 붓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경우 내년에만 수소에너지 분야에 9억 달러(8,36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은 상태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 2003년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사업단’을 시작으로 수소연료전지사업단, 원자력수소사업추진단, 미래형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 등을 잇달아 출범시키며 수소 경제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기반기술 확보에 뛰어들었다.


갈증을 부르는 친환경에너지

석유 및 천연가스와 비교해 지금까지 알려진 수소에너지의 단점은 폭발때의 위험성, 막대한 인프라 재구축 비용, 연료전지 및 수소자동차의 높은 제조단가 등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신재생 에너지들로 화석연료를 대체한다 하더라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불과하다.

중장기적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과제라는 것이다. 수소가 지닌 잠재적 가치와 이를 통해 인류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감안할 때 수소만한 대체에너지는 아직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이처럼 뛰어난 수소에너지의 치명적 단점 하나가 최근 새롭게 밝혀졌다.
수소경제가 본격화되면 물 전기분해 공정에 대량의 물 자원 투입이 이뤄져야 해 지구촌의 물 부족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것.

미국 텍사스 대학의 국제에너지 및 환경정책센터 마이클 웨버 박사에 의해 제기된 이 주장은 물 전기분해 방식으로 수소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학계의 기존 관점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 전 세계 수자원 관리당국을 긴장 속에 몰아넣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경제로의 이행이 본격화되는 오는 2037년에 이르면 물 전기분해 공정에 투입되는 물과 이 공정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열전 발전소(thermoelectric power plant)의 냉각수로 쓰이는 물을 합쳐 총 19~69조 갤런(72조~261조ℓ)의 추가적인 물 소비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구 전체의 물 사용량이 음용수와 농업용수, 산업용수 등을 포함해 약 72조 갤런(272조5,000억ℓ)인 만큼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30년 뒤 지구의 물 소비량은 지금보다 최대 2배 가까이 치솟게 된다.

반면 인류가 가용할 수 있는 수자원의 양은 지난 수 십 년간 큰 변동 없이 제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 개국이 국제연합(UN)이 지정한 물 부족 또는 물 기근 국가로 분류돼 있을 만큼 이미 수자원 부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실정이다.

특단의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수소경제로 인해 자칫 사람이 마실 식수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 전기분해 공정의 비밀

웨버 박사의 이 같은 물 소비량 예측은 수소경제가 구현돼 2037년의 전 세계 수소 수요가 600억kg에 달할 것이라는 캐나다국립과학기구(NRC)의 전망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또한 수소경제 초기 10~30년은 천연가스를 원료로 한 증기개질(SMR) 공정과 물 전기분해 공정이 수소생산을 주도할 것이라는 NRC와 미국 에너지국(DOE)의 예상도 근거자료로 활용했다.

하지만 물 전기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하기에 우리가 마실 물조차 없어진다는 것일까.

구체적으로 물 전기분해로 인한 물 소비량 증가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발생한다.

먼저 물(H2O)을 수소(H)와 산소(O)로 분리해내는 전기분해장치에 들어가는 원료로서의 물이다.

웨버 박사는 1년여의 연구를 거쳐 물 전기분해로 수소 1kg을 만들려면 공정상 효율 손실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2.38갤런(9ℓ)의 깨끗한 물(증류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SMR 공정은 같은 조건에서 물 원료 1.19갤런, 공정에 쓰이는 증기의 생산에 3.5갤런 등 총 4.69갤런의 물이 소모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분해 공정을 가지고 600억kg의 수소를 모두 만든다고 가정해도 최소 5,400억ℓ의 물이 원료로 투입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원유로 휘발유를 만들 때 필요한 물의 양(휘발유 1갤런 당 물 1~2.5갤런)과 큰 차이가 없다.

1kg의 수소와 1갤런의 휘발유 및 디젤이 지닌 에너지가 각각 120MJ, 118MJ, 121MJ로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 수소가 휘발유를 1:1로 대체한다면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져도 물 소비량 증가분은 크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전기분해 장치는 수소를 만들기 위한 물 원료와는 별도로 장치 자체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기 위해 반드시 냉각수가 필요하다.

이 냉각수 물량까지 더한다면 물 전기분해 장치의 물 사용량은 수소 1kg당 평균 27갤런(102.2ℓ)으로 높아진다는 게 문제다.

이렇게 되면 수소 600억kg 생산에 약 1조6,200억 갤런(6조1,300억ℓ)의 물이 필요하게 되며 휘발유를 1:1로 대체한다고 해도 1조4,700억 갤런(5조5,600억ℓ)의 물 소비량 증가가 나타나게 된다.


열전 발전 = 물먹는 하마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전기분해 장치를 가동시키는데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현재의 전력산업 구조상 이 전력의 90% 정도가 대량의 냉각수 사용을 피할 수 없는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 열전 발전소에 의해 충당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그것이다.

웨버 박사의 연구결과 가장 이상적인 조건하에서 물에서 수소를 분리하는데 필요한 전력량은 39.4kWh kg-1다. 수소 1kg을 생산할 때 시간 당 39.4kW의 전력이 사용된다는 의미다.

이 수치대로라면 2037년에 필요한 수소 600억kg 중 물 전기분해 방식의 수소생산 비중을 35%(210억kg)로 최대한 낮춰 잡고, 전기분해 장치의 효율을 100%라고 하더라도 수소생산을 위해 시간 당 8,270억kW의 전기를 추가로 생산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것은 이상적인 수치다. 현재 물 전기분해 장치의 효율은 60~70%대에 머물고 있으며, DOE는 이를 75%로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가 차질 없이 진행돼도 효율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따라 만약 30년 뒤에도 전기분해 장치의 효율이 60%선에 머물고 있고, 생산비중은 85%(510억kg)로 높아질 경우 수소생산을 위한 발전량 증가분은 무려 시간 당 3조3,510억kW나 된다.

이와 관련, 지난 2000년에 이루어진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열전 방식으로 만들어진 전력 1kW 당 평균 20.6갤런(78ℓ)의 표층수(지층수)가 냉각수로 쓰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일부 발전소의 경우 1kW의 전기를 만드는데 30~50갤런의 물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수소 1kg 제조에 시간 당 39.4kW의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결국 수소 1kg을 위해 열전 발전소에서만 냉각수 용도로 대략 1,100갤런(4,164ℓ)의 민물을 써야 한다는 결론이다.

웨버 박사는 당시의 데이터가 지금과 정확히 맞아떨어질 수는 없어도 발전소가 국가기간설비인 탓에 몇 년 사이에 대폭적인 변동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 이 수치를 물 사용량 계산에 대입했다.

그는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2000년과 비교해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열전 발전 비중이 아직도 90%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들었다.

결과적으로 물 전기분해 공정을 통해 수소 1kg을 얻는 것은 전기분해 장치의 직접 사용량 27갤런과 열전 발전소의 냉각수 사용량 1,100갤런을 더해 총 1,127갤런의 물 자원을 지금보다 추가 소비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웨버 박사의 주장이다.

이는 물 전기분해 장치의 효율이 90%이고. 수소생산 비중이 35%일 때 하루 520억 갤런(연간 19조 갤런), 효율 60% 및 비중 85%일 때 하루 1,890억 갤런(연간 69조 갤런)에 해당하는 양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이제 바통은 전 세계 수소에너지 전문가와 환경학자들의 손으로 넘어 갔다. 이들은 철저한 검증과 평가 작업을 통해 웨버 박사가 발표한 보고서의 진위여부를 가려줄 것이다. 어쩌면 심각한 오류가 발견돼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 보고서의 진실성 여부가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모든 사람들이 간과해왔던 수소경제와 물 자원의 상관관계에 대해 처음으로 의문이 던져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충분하고 끊임없는 물 공급이 확고히 담보되지 않는 이상 인류가 원하는 수소경제, 진정한 의미의 수소경제는 결코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 반가운 사실은 10년, 20년 뒤가 아닌 지금 이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설령 웨버 박사의 지적이 100%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는 신공정의 개발, 자연에너지 발전 비중의 확대 등과 같은 현명한 해법을 찾아낼 충분한 시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웨버 박사 또한 보고서 말미에서 “이번 연구는 수소경제가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예측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는 수소경제를 반대하기 위함이 아니라 수소경제로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잠재적 위험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음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 좀 더 철저하고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먹을 물과 친환경 대체연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일만 남았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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