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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상사 이모저모

국회의원 금배지 달면...

by 나비현상 2008.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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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1.6㎝, 무게 6g, 가격은 1만9천500원. 오는 30일 개회와 동시에 임기가 시작되는 제18대 국회의원들의 윗도리에 부착될 금배지의 제원과 가격이다. 후보 1인당 평균 선거비용이 1억8천6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효과는 형편없는 셈. 그러나 금배지가 국회의원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을 보면, “한번 금배지에 맛 들이면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마약과 같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치인들은 왜 금배지에 목을 매다는 걸까? 국회의원의 신분과 대우에 대한 궁금증들을 알아봤다.




◆금배지 달면 혜택이 주르르
‘국회의원이 되면 100가지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당선 후 혜택이 많이 생긴다는 말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된다. 국회의원 1인이 연간 받는 ‘세비(歲費)’는 1억1천300만원. 환산하면 한달 평균 940만원이다. 세비는 당선 횟수나 나이에 구분 없이 똑같이 지급된다.
국회의원에게는 매달 활동 지원비 670여만원도 지급된다. 이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입법 및 정책개발비로 233만원이다. 차량 유지비로도 125만원이 지원된다. 이 밖에 통신요금(91만원), 사무실 운영비(50만원), 사무용품 구입비(25만원), 정책홍보물유인비 및 정책자료 발간비(92만원) 등이 매달 지급된다. 이를 합하면 ‘의원수당 및 지원경비’가 월 1천619만원에 달한다.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들에게는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에서 매달 100여만원의 연금도 지급한다.
국회의원은 장관을 겸할 수 있다. 장관이 되면 세비 지급은 중단되고 대신 장관 월급이 나온다. 그렇다 하더라도 활동 지원비는 계속 나온다. 비리에 연루되거나 선거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를 받는 국회의원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확정 판결을 받아 자격이 정지될 때까지 세비가 나온다. 그러나 국회의원도 봉급생활자처럼 소득세를 내야 한다. 국회의원의 기본급은 520만원으로 소득세율은 26%가량이다. 이를 환산하면 국회의원 1인당 평균 소득세는 100만~110만여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사무실에 비서까지 척척
'의원님'은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항상 보좌관을 대동한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사무실과 보좌진 경비가 함께 제공된다. 국회의원 사무실은 82.5㎡(25평) 크기다. 그 중에 절반인 38.3㎡(11.6평)가 국회의원 개인 공간이고 나머지를 보좌진이 쓴다. 이를 여의도 주변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와 비교하면 한달 평균 100만원을 지원받는 셈이다.
의원이 채용하는 보좌진 6명에 대한 경비도 지급된다. ▷4급 보좌관 2명(연봉 6천400만원) ▷5급 비서관 1명(5천300만원) ▷6급 비서 1명(3천600만원) ▷7급 비서 1명(3천100만원) ▷9급 비서 1명(2천400만원)씩 보수를 받는다.
의원 개인 및 보좌진 연봉을 포함한 사무실 운영비 등을 모두 합하면 국회의원 1인에 한해 들어가는 돈은 4억6천872만원. 국회의원 수가 299명임을 감안하면 연간 국회의원 활동을 위해 1천401억여원의 세금이 쓰이는 셈이다.
4선인 이해봉 의원(무소속)은 “국회의원 세비는 국영기업체장이나 일반 기업체 사장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 수준이다. 실제 의정활동에 모자란다”며 “그래서 후원회 모금을 통해서 의정·지역구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후원금 제도가 있기에 ‘돈 없어 의정활동 못한다’는 말은 못한다. 그러나 후원금을 한도액까지 채우기가 쉽지 않아 ‘풍족하게 하지는 못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VIP 대우 재미 쏠쏠
금배지의 혜택이 가장 돋보이는 곳은 공항이다. 국회의원들은 출·입국 수속시 관용여권을 쓴다. 관용여권만 있으면 출국 20~30분 전에 도착해도 곧장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해외 출장 때 장관에 준해 1등석을 제공받고 재외공관의 영접도 받을 수 있다.
국내 출장 때에도 국회법 31조에 따라 국유의 철도·선박·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국회 폐회 중에는 공무의 경우에 한한다) KTX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을 우선 지급하면 나중에 국회사무처가 정산해 준다. 공항이나 역사의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혜택이다. 국회의원은 어느 골프장에서나 회원 가격으로 VIP 대우를 받는다. 부킹 걱정도 없다. 골프장에 따라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언제 어느 곳에서나 골프를 칠 수 있다.
그렇다고 혜택이 진짜 100가지나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사무실부터 바뀌는 것을 일일이 따지면 100가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국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는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고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본적인 서비스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실 강동훈 보좌관은 “미국 의원들이 보좌관만 20명 가까이 되는 등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꿩 먹고 알 먹고-겸직은 어디까지?
국회의원은 헌법(제43조)과 국회법(제29조)상 금지된 직종 이외에는 겸직할 수 있다.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은 겸업이 가능하다. 직무관련 상임위 소속만 아니라면 면허증을 이용해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주성영 의원(한나라당)의 경우 법사위 소속이기 때문에 변호사 관련 수입은 전혀 없다. 그러나 상임위만 바뀌면 로펌 등에 명의만 빌려주고도 연간 1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의사 출신도 보건복지위 소속만 아니라면 진료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기업체 대표직도 해당 상임위만 아니라면 가능하지만, 친인척이나 전문 CEO에게 맡기고 의정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 보유에 관해서도 관련 상임위만 아니라면 소유가 가능한데다 ‘주식백지신탁제도’(고위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된 보유주식을 매각하거나 수탁기관에 위탁해 관리하는 제도)에서도 비껴갈 수 있다.
장관직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교수나 언론인 등의 경우 국회의원이 되면 사직하거나 4년간 휴직해야 한다.
◆낙선자-잊히는 것이 두렵다
재직 시절 개개인이 ‘하나의 헌법기관’으로 막강한 권한을 누리다 보니 낙선 후 의원들의 상실감은 크다. 그래서 '낙선한 국회의원은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가수와 같다'는 말도 있다. 낙선 이후 국회의원의 삶은 급전 직하하고 그 전과 천양지차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계에서 잊히는 것이 가장 두려운 낙선자는 재기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생활비 걱정도 만만치 않다. 전문직 종사자야 다시 본업으로 돌아갈 수 있다지만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당장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한다. 평민당 부총재를 지낸 박영록 전 의원은 현재 서울 삼선동의 13.3㎡ 정도의 작은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 귀농해 농사를 짓거나 역술원을 낸 의원들도 있다. 유시민 의원(무소속)도 “당장 하루하루 생활해야 하는데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정년도 감사도 없어 국민이 허락해 계속할 수만 있으면 좋은 자리’인 국회의원은 동시에 ‘국민에게 불신받고 정년 보장이 안 되는 직업’이기도 하다. 국민은 ‘일 잘하는 국회 신뢰받는 의원’을 원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다른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금배지' 네가 궁금해!
▶성분=금배지라고 하지만 사실 99% 순도 순은에 금 도금을 한 것이다. 뒷면에 1번부터 299번까지 숫자가 새겨져 있다. 당선 후 등록 순서대로 배부된다.
▶디자인=총 9차례 변화됐다. 최근 디자인 변경은 14대 초반인 1993년 2월에 있었다. 1991년 지방의회 의원들이 모양을 따라하자 국회의원들이 불만을 제기해 디자인을 바꿨다. 5대 참의원 시절에는 한글로 ‘국’자가 들어갔는데, 이를 거꾸로 하면 ‘논’으로 읽혀 ‘국회의원들이 논다’고 해석이 가능하다는 국회의원들의 항의가 있었다. 이에 따라 8대 국회 때부터 한자로 변경했다.
▶어디서 만드나=서울 종로구 계동 소재 전문제작 업체가 만든다. 이 업체는 10대 국회부터 20여년간 배지를 생산하고 있다.
▶가격=의원 1인당 1개씩 무료로 지급된다. 추가로 구하려면 구입해야 하는데 가격은 1만9천500원(나사형)이다. 여성의원들이 쓰는 옷핀형은 2만5천원이다. 의원마다 3~5개 정도씩 보유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살 수 없다.
▶배지 달기=국회의원이라고 배지를 꼭 달 의무는 없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평소 개량한복을 고집하며 배지도 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가 끝난 이후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순금으로 만든 '사제' 배지를 주문 제작해 달고 다니는 국회의원도 있으며 다선 의원 중에는 새로 받은 금배지 대신 색 바래고 도금 벗겨진 낡은 배지를 고집하는 이도 있다.
조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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